브루클린 한인 업소 폭도 난입

미주중앙

입력

브루클린에서 사복 경찰관에게 권총을 겨눴다가 경찰이 쏜 총격에 맞아 사망한 16세 소년의 추모 행사가 난동으로 번지면서 처치애브뉴의 한인 업소들이 큰 피해를 당했다.

한인 업주들에 따르면 난동은 11일 오후 8시~9시쯤 일어났다. 추모 행사의 당초 계획은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역 주민들이 무리 지어 67경찰서까지 행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추모 행진에 참여한 흑인 등 일부 타민족들이 처치애브뉴에 있는 한인 그로서리 업소 등에 난입해 현금 계산기를 부수고 안에 들어있던 돈까지 훔쳐 달아났다. 이날 벌어진 난동으로 처치애브뉴에 있는 한인 업소 4~5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내부에서 난동이 일어난 곳은 처치애브뉴와 40스트릿에 위치한 '처치팜마켓'으로 업주 박모씨에 따르면 업소 앞을 지나갔던 행렬이 오후 9시10분쯤 다시 돌아오면서 일부 참가자들이 업소 내부에 들어와 기물을 부수기 시작했다.

박씨는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금 계산기 2대와 저울 2대를 바닥에 던지며 부순 뒤 안에 들어있던 현금 1000달러 정도를 가져갔다"며 "현금과 기물 등 총 4000달러 상당의 손실을 입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업소 타민족 종업원은 한 괴한이 던진 병에 머리를 맞아 다쳤다.?

처치애브뉴와 유티카애브뉴에 있는 또 다른 한인 운영 그로서리 업소 '유팜랜드'는 외부 좌판에 진열돼 있던 1000달러 상당의 꽃이 파손되고 도난 당하는 피해를 당했다. 이 업소 신영미 사장은 "오후 8시30분쯤 청소년으로 보이는 20~30명이 처음엔 외부에 진열된 꽃을 땅에 버리며 파손시켰고, 조금 후에는 다시 돌아와 꽃을 아예 가져갔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또 "소동 당시 경찰관들이 있었지만 그 광경을 보고도 아무런 저지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팜랜드'에서 난동을 부린 무리는 이 업소에서 3블록 떨어져 있는 '초스처치애브뉴마켓'에서도 외부에 진열해 놓은 과일 등을 던지는 등의 행패를 부린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 결과 이 지역 처치애브뉴에는 그로서리 업소 외에도 뷰티서플라이와 운동화 소매점 등 한인 업소들이 있지만, 이들 업소들은 대부분 오후 7~8시쯤 문을 닫아 이날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대형 약국 체인 라이트에이드에 60여 명이 난입했고 현장에 있던 손님 한 명이 폭행을 당하고 소지품을 빼았겼다. 경찰은 현재 폭행 용의자를 공개수배한 상태다.

숨진 16세 소년은 키마니 그레이로 신원이 밝혀졌다. 그는 지난 9일 처치애브뉴 인근에서 불심검문을 위해 접근하는 2명의 사복 경찰관에게 권총을 겨눴고, 이에 경찰관들이 소년에게 총격을 가했다. 소년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주민들은 경찰의 과잉대응을 주장하며 이날 추모 행사를 겸한 항의 행진을 한 것이다. 주민들은 12일에도 처치애브뉴에 모여 67경찰서까지 행진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처치애브뉴를 중심으로 각 블록에 경찰관들을 증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신동찬ㆍ서승재 기자
shin73@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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