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맥이룬 체육행정|「기구단일화」의 새 방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체육기구의 단일화를바라는여론이비등한가운데 지난22일 박대통령이 체육행정의 일원화를 특별지시함으로써 이문제는 체육계의숙제로「클로스·업」되고있다.「스포츠」는 정치와 분리되어야 한다는것이 원칙이지만 국고보조에 의존하고있는 우리나라의 「스포츠」계는 정치와 너무 이해관계가깊어 오늘의 난제를 낳고말았다. 그러나 우리의현실은 체육행정이 너무나 정치바람을 탔기때문에 그난맥상이 극도에 이른느낌이 없지않다.
따라서 이번 박대통령의특별지시는 오히려 그 시기가 늦었다는것이 일반 체육인들의 여론인데 그난맥상의 궁극적인 책임이 정부당국이 질 문제여서 해결의방법도 징부가 용단을내린다면 어렵지 않다는 것이 체육회주변에서 떠도는 말이다. 체육행정의 난맥상이 표면화한것은 5·16이후부터. 그시발을 문교부가 유사단체를통합한다는 대원칙을 세웠으면서도 태권도와 동류인 대한수박도를 사단법인체로 인가하고 한편에는 대한체육회 산하단체로 대한태수도협회같은 사단법인체를 대한체육회를 통해 인정한데서 비롯됐다.
이때의 마찰은 한동안 문교부가 대한 수박도를 적극지지함으로써 대한태수도협회의 존속·운명에 큰 위협을 주었으나 대한체육회의 강경한 반발에 부딪쳐 그알력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그후 정계의유력자를 업고나온 유사단체를 문교부가 사단법인체 또는 임의단체로 인정하여 그난맥상은 극도에 달했다. 그 유사단체의 대표적인 예는 김정근 (공화당국회의원) 씨가 만든 특수체육회와 김종익씨가 최근 창설한 대한 학교체육회, 그리고임의단체로 발족한 한국대학「스포츠」총연맹 (KUSU), 초급대학체육연맹, 소년체육회, 대한「올림픽」위원회 (K0C) 산하의 대학「스포츠」위원회 (KUSB) 등으로 그수는 체육인들마저도 헤아릴수없이 많았다.
이들 단체가 발족할때는 그목적을 순수한 연구단체또는 국한된 일부기능만을 발휘한다고 표방했으나 일단 발족을 본 후에는 제각기 세력확장을 노렸고 기간단체라고 할 대한체육회와 K0C는 서로 앞질러 이들을 흡수하려고 온갖 잡음을 드러냈다.
그「모델·케이스」는 KUSU를 가운데놓고 K0C와 대한체육회가 치열한 싸움을 벌인것.
그뿐 아니라 「방콕」 대회를 앞두고는 K0C와 대한체육회가 선수단인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싸움을 벌여 뜻있는 체육인들을 실망시켰다.
이때문에 이제까지 정계의 유력자만이 선수단 단장이 되어왔던 과거의 전통을깨고 순수한 체육인출신인 손기정씨가 어부지리를얻어 단장이 된 웃지못할 결과를 빚어냈다.
대한 체육회는 박대통령의 지시가 있기전부터 체욱행정기구단일화를위한 연구위원회를두고 통합문제를 구상중인데 이문제는 체욱인들보다는 정부당국이 해결해야 된다는 중론이 압도적이다.
그것은 아무 권력이나 재력이없는 체육인들이 떠들어봤자 탁상공론에 지나지않을뿐더러 오늘의 난맥상은 정부당국이 처음부터 조장시킨것이나 다름없어 궁극적인 해결책도 함께 져야하기때문이다. 그 구체적인 방안은 정부당국이 최종결정할것이나 현재의 여론은 외국과같이 체육청을 신설하여 모든체육기구를 단일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하고있다. <윤경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