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촌·개화아파트 "주민들 인터넷에 빠졌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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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출입 통제구역(민통선) 인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통일촌 마을 이장 백운달(白運達.57) 씨는 지난해 12월 21일부터 마을정보센터 전산교육장에서 인터넷을 배우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농사정보를 얻고 홈뱅킹도 가능해진 白씨는 "민통선 내에 고립된 농촌마을에 바깥세상과 통하는 길이 뚫린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방화3동 개화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석신(李錫信.53) 씨도 컴퓨터 배우는 재미에 빠져 있다. 지난 7일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 지하에 마련된 인터넷 정보센터에서 마우스 사용법.워드 등을 배우는 초보지만 하루 빨리 인터넷을 정복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지난해 행정자치부로부터 정보화 시범마을로 선정된 파주시 대성동 마을과 통일촌,강서구 개화아파트 단지가 '디지털 공동체'로 바뀌고 있다.

통일촌에는 지난해 12월 주 컴퓨터와 PC 15대를 갖춘 전산교육장과 DMZ 디지털 영상실 등을 갖춘 마을정보센터가 문을 열었다. 주민들은 마을정보센터에서 컴퓨터 및 인터넷 교육을 받고 DMZ 디지털 영상실에서 최신 영화.생활정보를 얻는다.

또 정부 지원 등으로 대성동 마을과 통일촌의 1백22가구 전체에 컴퓨터가 설치됐고 개인별 e-메일 주소가 부여됐다. 앞으로 화상채팅도 가능해져 주민들은 언제든 외지 친지를 만날 꿈에 부풀어 있다.

마을 홈페이지(http://www.pajuunivil.net)를 통해 지역 특산물과 관광정보를 소개해 소득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국 19개 정보화 시범마을 가운데 유일한 도시마을인 개화아파트 단지는 7개동 4백62가구가 하나로 연결된다. 컴퓨터 보급률이 90% 정도여서 정부의 컴퓨터 지원은 없지만 이달 중 가정마다 PC카메라가 무료로 설치된다.

앞으로 제작될 아파트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들은 인터넷으로 반상회를 하고 인근 학교 전산망과 연결되면 집 안에서 자녀의 학교생활을 살펴 볼 수 있다. 현재 강서구는 정보센터에서 주민 5백60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교육을 실시 중이다.

강서구 김영순(金榮順) 전산정보팀장은 "서로 인사도 잘 하지 않는 이웃간 벽이 인터넷 덕에 허물어지고 있다"며 "아파트와 인근 유통업체.금융.의료기관 등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집안에서 쇼핑도 하고 진료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익진.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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