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고교생 10명 중 7명이 재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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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강남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이 재수를 하는 비율이 70%를 넘어섰다. 입시업체인 하늘교육이 2009~2011년 서울지역 수능 응시자 중 고교 재학생 대비 재수생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다. 강남구의 경우 재수생 비율이 2009년 64.1%에서 2011년 76%로 11.9%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졸업생 10명 중 7명 이상이 재수를 했다는 의미다. 교육열이 높은 양천구와 송파구의 상황도 비슷하다. 양천구의 재수생 비율은 같은 기간 46.3%에서 56.9%로 뛰었고 송파구는 44%에서 52.1%로 증가했다.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는 “강남의 경우 학생들의 기대치가 높고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되다 보니 재수를 하는 데 큰 부담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쉬운 수능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수능이 쉬워져 한두 문제로 당락이 갈리면서 실수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학생들이 재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전국적으로 재수생 비율이 줄었다. 2011년 수능에서 재학생 대비 28.9%였던 전체 재수생 비율은 지난해 27.9%로 떨어졌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올해 수능이 A, B형으로 바뀌는 등 입시제도의 변화로 재수생 감소가 이어지겠지만 교육열이 높은 강남 등은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투스청솔이 2011년 전국 수능 지원자(원서 접수 기준)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서울(50.9%)의 재학생 대비 재수생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경기도 성남(42.5%)·고양(40%) 등 신도시 지역의 재수생 비율도 전국 평균(28.1%)을 크게 웃돌았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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