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손목시계 주문한 애플 디자이너, 왜?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조너선 아이브가 나이키 손목시계를 주문했다.”

물론 아이브 자신이 착용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애플이 개발 중인 스마트시계 디자인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스콧 윌슨이라는 디자이너의 제보를 토대로 “아이브가 스마트시계 개발을 직접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 디자인 총책임자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이 스마트시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제품 개발을 위해 나이키 손목시계를 박스 채 주문해 참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윌슨은 아이브가 “나에게 나이키 손목시계를 주문해 가져 갔다”고 주장했다. 윌슨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닷컴의 인기상품 틱톡(TikTok), 루나톡(LunaTok) 등을 디자인한 인물로 유명하다. 이 제품들은 애플 아이팟나노 6세대를 손목시계로 변신시켜주는 제품이다.

아이브가 윌슨에게 요청한 시계는 ‘나이키 프레스토 디지털 시계’와 알루미늄 소재의 ‘오리건 알티 콤파스 시계’로 알려졌다. 이들 제품은 2002~2004년쯤 출시된 제품이다. 아이브는 팀원들과 함께 윌슨의 시계 제조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스마트시계 개발에는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 개발팀인 iOS 팀이 함께하고 있다. 시제품 제작도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한번 배터리 충전으로 4~5일 작동이 가능한 성능을 원하고 있지만, 시제품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시계를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시계는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제품인 애플TV보다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리버 첸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벌 시계사업 규모는 총 600억 달러(65조25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TV산업보다 규모가 작지만 시계산업의 매출이익률은 약 60%에 이른다”고 말했다. 때문에 첸 애널리스트는 “애플 시계는 최소 60억 달러의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 글로벌 TV산업의 시장규모는 1190억 달러(129조4125억원), 매출이익률은 15%로 전망된다.

조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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