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의 더그아웃 : (4) 호주 (하), 대망의 대만전을 앞두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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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새내기 캐스터 박상욱입니다!

어제는 오후 4시에 들어간 중국과 쿠바의 1라운드 A조 4경기 중계관계로 글을 이어가지 못한점, 먼저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ㅠ_ㅠ 어떠한 경우에도 매일매일 글을 쓰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중국 야구와 쿠바 야구…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 둘의 자료는, 특히 중계에 필요한 자료들은 극심한 가뭄이더군요…

그리고, 이미 호주의 4번타자 스페판 웰치에 대해 글을 쓰고나니, 위협이 되거나 눈길가는 선수가 없기도 했어요… ㅠ_ㅠ

(우리나라가 어제 호주를 상대로 6 : 0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2명을 뽑는 것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옥스프링 선수가 한국전에 나오면 모를까… >_<)

아나운서가 된지 이제 1년 6개월, 스포츠캐스터가 된지 이제 겨우 4일차…

이번 WBC가 제게 주는 가르침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연재하고 있는 글 마저도, 저 스스로에게 많은 도움과 공부가 된답니다! ^^

이번 2013 WBC, 개막한지 나흘째에 아직 도미니카, 베네수엘라, 스페인, 푸에르토리코가 속한 C조와 미국, 멕시코, 이탈리아, 캐나다가(이상 가나다 순) 속한 D조는 1라운드 경기조차 치르지 않았지만, A, B조만 보더라도 역시 “공은 둥글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것 같습니다.

A조에서는 브라질과 중국의 경기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특히 브라질은 일본과 쿠바를 상대로 2패를 기록하면서 2라운드 진출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야구강국인 두 나라를 진땀 빼게 만드는 모습을 전세계 야구 팬들에게 보여줬습니다.

이광권 해설위원과 함께 제가 중계해드렸던 일본과 브라질의 A조 첫 경기에서, 브라질은 경기 초반부터 일본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1회말 선취득점을 올린데 이어, 4회초 역전에 성공한 일본과 4회말 동점을 이루고, 5회말에는 1점 더 달아나는 등 경기가 열린 후쿠오카 야후! 재팬 돔에 모인 수 많은 일본 홈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브라질의 선발투수 라파엘 페르난데스와 후속으로 나온 무릴루 고베아는 각각 3이닝동안 일본의 타선으로부터 단 2점만을 허락했고, 3루수이자 3번타자였던 레오나르도 헤지나투는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보였습니다.

“안타수 7 : 9, 에러수 1 : 0” 왼쪽이 일본일까요? 아니면, 오른쪽이 일본일까요?

정답은 왼쪽데요, 일본은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7안타에 에러 하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브라질은 일본을 상대로 9개의 안타를 뽑아냈는데요, 일본은 이 대회의 2회 연속 챔피언이고, 브라질은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고 세계랭킹 3위와 20위의 대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7회까지는 브라질이 3 : 2로 일본을 앞섰다는 점!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도 불구하고, 7회까지 끌려갔던 일본 선수들은 당시 상황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일본의 주장, 주전 포수이자 4번타자인 아베 신노스케는 브라질이 공수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며 브라질 팀에 놀라움을 나타냈습니다.

게다가 세계랭킹 1위의 쿠바를 상대로도 4회까지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등 멋진 경기내용을 보여줬습니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저와 이광권 해설위원 모두, 이러한 결과를 그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회초 브라질 선발 페르난데스의 공을 보면서 “이러다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겠는데?”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죠.

브라질의 이날 모습은, “이게 바로 야구다!”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비단 우리 대표팀만이 아니라, WBC에 참가한 16개국 모든 선수단은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A조에서 비록 경기에 졌지만, 첫 본선 진출에 예상외의 선전을 보여준 브라질과 차근차근 진일보해가는 중국의 모습을 보면, 영원한 1등도 없고, 반대로 영원한 꼴지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괜히 최하위 팀이 1등을 달리는 팀을 잡고, 매 경기 승부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게 야구고, 그게 야구의 매력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게 바로 야구다!”에 더해, “이게 바로 한국 야구다!”

어제 있었던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시원하게 알려줬죠?

약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어제 경기에서, 지루했던 시간은 단 1초도 없었습니다. 타선의 침묵을 우려하는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11개의 안타를 쏟아내며 6 : 0 으로 호주를 완파한 대한민국! 류중일 감독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했던 그대로, 호주 팬들을 비롯해, 전세계에 한국 야구의 뜨거운 맛을 보여줬습니다.

이제, 몇 시간 후면 대한민국과 대만의 결전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는 선발투수로 장원준, 대만은 양 야오쉰을 내보내며 양팀 모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다보니, 오늘은 글에서 다룰 단 한 사람만을 찾아 분석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보이네요.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단순히 승리가 중요하다기보다, 몇 점을 내느냐가 중요하기에 상대 선발투수를 먼저 알아보는게 좋겠죠?

대만 대표팀의 양 야오쉰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뛰고있는데, 경기 초반부터 기선제압을 하고 득점을 올려야만 하는 우리 대표팀으로써는 반드시 잡고 넘어야 할 존재입니다.

물론, 그가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 할지라도 가능성은 얼마든 열려있습니다!

지난 2월 27일 대만 대표팀과 우리나라의 NC 다이노스의 연습경기에서, NC의 권희동 선수가 양 야오쉰을 상대로 3전 홈런을 날렸던 것을 보더라도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과거의 기록이 화려하다고는 하지만, 최근 그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2006년 일본에 진출해 2010년부터 빛을 냈지만, 지난 시즌에 고작 9경기에 출전해 2승 3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죠. 그의 150km/h에 이르는 빠른 직구가 위험할 수도 있지만, 제구가 들쑥날쑥하다는 점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NC의 경기에서 1이닝 동안 볼넷 3개, 폭투, 이후 권희동의 3점 홈런을 허용했고, 3월 1일 호주와의 경기에선 호주의 4번타자 웰치에게 홈런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제구가 좋지 않아 가운데로 공이 몰리는 경우, 어김없이 그는 상대팀 중심타자에게 홈런을 맞고 말았는데요, 차근차근 좋은 공을 기다리다보면… 볼넷으로 출루하거나, 가운데로 몰린 공을 활용해 홈런을 기록할 수도 있겠죠?

지금 한창 호주의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호주가 네덜란드를 꺾어 우리 대표팀의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주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이 어제보다 훨씬 더 뜨거운 야구를 통해 대만을 잠재우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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