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150억달러 차관지원 모색

중앙일보

입력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이 이끄는 새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환시장 거래 재개일을 오는 10일로 하루 더 연기하는 한편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등으로 부터 총 150억달러의 차관을 지원받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 나시온은 8일 재정부 소식통들을 인용, 아르헨티나 정부는 우선 IMF가 페르난도 델라루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아르헨티나에 배정한 90억달러를 아르헨티나의 새 경제정책을 승인하는 즉시 제공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IMF대표단은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약 30%에 달하는 페소화의 평가절하와 변동환율제 등을 골자로 하는 아르헨티나 비상경제개혁법에 대한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일단 IMF가 90억달러선을 초과하는 차관지원 의사가 없는 만큼 당장 시급한 150억달러를 충당하기 위해 IMF 외에 미국과 독일,스페인 등으로 부터도 직접 차관을 공여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헤 레메스 레니코프 신임 경제장관은 이를 위해 이미 존 테일러 미국 재무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페소화의 평가절하와 변동환율제가 아르헨티나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 조속히 차관을 공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라 나시온지는 전했다.

지난해 11월말 아르헨티나 정부가 익월분 부채상환에 필요한 13억달러의 지원을 집행하지 않을 방침을 천명한 IMF는 이제 두알데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제시한 금년도 경제운용계획의 신뢰성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입장이다.

아르헨티나 새 정부는 경제개혁계획이 예정대로 집행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4.4분기들어 8% 증가, 회복세로 반전되면서 올해 전체적으로는 3% 감소할 것이라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최근의 경제위기에 따른 격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임을 자신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차관지원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아르헨티나가 최근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단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히고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도 전화통화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카를로스 루카우프 외무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금까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으며 믿을 수 있고 집행가능한 자구계획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유럽연합(EU) 의장국인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는 이날 마드리드에서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회 위원장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조속한 경제회복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페소화와 달러화의 1대1 태환정책 폐지 이후 달라진 시장환경을 감안한 외환거래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외환시장 개장을 당초 9일에서 오는 10일로 하루 더 연기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전했다.(부에노스아이레스.워싱턴 dpa.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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