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 49㎡형 아파트 경매 초경합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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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 22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경매8계. 이날 경매에 오른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의 송촌토파즈 아파트 59㎡형(이하 전용면적)에 38명이나 응찰했다. 이 아파트는 거듭된 유찰로 최저가격이 감정가격의 절반 수준인 5390만원이었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8174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같은 날 인천지방법원 본원에도 경매투자자들이 몰렸다. 경매10계에서 나온 인천시 서구 당하동의 신대진 아파트 84㎡형에는 29명이 응찰했다. 앞선 4일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3계에서 나온 노원구 공릉동 비선 아파트 49㎡형 경쟁률은 무려 61대1에 달했다.

 아파트 경매시장에 봄바람이 분다. 이달 들어 아파트 경매시장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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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경매 투자자가 관심을 갖는 물건은 대체로 1억~2억원대에 낙찰할 수 있는 84㎡ 이하 중소형 아파트다. 이 중에서도 두 번 이상 유찰돼 경매 최저가가 감정가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 물건의 인기는 거의 상종가다. 61명이나 응찰한 공릉동 비선 아파트 49㎡형은 세 번 유찰돼 최저가가 감정가(2억5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1억2800만원이었다.

 20일 인천지방법원 경매16계에서 나와 2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인천 서구 신현e편한세상하늘채 84㎡형 최저가(1억5680만원)도 감정가(3억2000만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법원경매정보회사인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아직은 투자자가 값싼 중소형 아파트에만 몰리고 있지만 위축됐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오르고 있다. 이달 서울 낙찰가율(27일까지)은 지난해 월별 최저치(8월 72%)에서 4%포인트 오른 76%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 낙찰가율은 80.7%로 지난해 5월(82.1%) 이후 최고치다.

 경매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과 함께 정부가 지난달 말 취득세 추가 감면에 나선 덕분이다. 여기에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EH경매연구소 강은현 대표는 “새 정부가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경매에 나서는 투자자가 많다”며 “유찰로 최저가가 많이 내려간 저가물건 위주로 당분간 활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존 주택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만큼 무리하게 응찰하지 말아야 한다. 감정가는 보통 5~6개월 전에 산정된 만큼 한두 번 유찰된 물건이라도 급매물 시세와 별 차이가 없거나 되레 더 비쌀 수 있다.

 따라서 입찰 전에는 현장을 방문해 급매물 시세를 확인해야 한다. 근저당 설정·압류 등의 권리분석은 물론 임대차 기간, 물건 상태 등도 따져봐야 한다. 법원경매정보회사인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요즘 입찰 법정마다 사람이 넘쳐나지만 법정에 있는 모든 사람이 투자자는 아니므로 분위기에 휩쓸린 고가 입찰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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