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약] 발기부전 치료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규칙적이고 건강한 성(性)생활은 노화방지에 보약이란 말이 있다. 혈액순환을 도와 심폐기능을 높이고, 엔도르핀을 분비시켜 스트레스를 낮춘다. 파트너와의 친밀감은 삶의 활력소다.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가 100세 시대 해피 드럭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이유다.

발기부전은 성생활을 위해 충분히 발기하지 못하거나, 발기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발기부전으로 진단 한다. 대부분의 발기부전 환자가 증상 초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받아 생기는 일시적인 문제라고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정력제를 찾기도 한다.

하지만 발기부전은 원인을 찾아 조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발기부전은 음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의 문제가 주요 원인이다. 음경의 발기조직은 혈관 덩어리로 이뤄져 있다. 발기는 성적 흥분 시 확장된 혈관으로 혈액이 들어가면서 팽창한다. 시각·청각·촉각을 통해 성적 자극이 신경계를 통해 음경에 전달되면 혈관을 이완시키는 물질이 분비되고, 음경으로 가는 혈액을 증가시켜 발기를 돕는다.

이때 혈관 이완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도 함께 나온다. 알약으로 먹는(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이 효소의 작용을 차단해 발기력을 향상시킨다.

남성 기능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산 발기부전 치료제가 없었던 최근까지 비싼 수입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고용량 약을 쪼개 먹거나 불법으로 가짜약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았다.

최근 발기부전 치료 효과는 같으면서 가격은 3분의 1로 줄인 국산 제품이 출시됐다. 한미약품의 발기부전 치료제 ‘팔팔’이다. 팔팔의 성분인 ‘실데나필’은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수입약의 주성분과 같다. 팔팔의 발기 강직도가 다른 치료제보다 우수한 이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실데나필 성분의 발기부전 치료제 권장 용량을 1일 25㎎~50㎎으로 허가했다. 하지만 수입약은 가격이 비싸 고용량인 100㎎을 처방 받아 임의로 쪼개서 먹는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팔팔은 용량을 25·50·100㎎까지 다양하게 출시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팔팔은 물과 먹는 알약뿐 아니라 물 없이도 씹어 먹을 수 있는 제품까지 출시해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팔팔이 출시되면서 수입약이 독점했던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최근 공개 된 의약품유통조사 자료(IMS)에 따르면 팔팔정은 지난 해 말 기준 전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지난해 5월 출시 후 반 년 만에 기록한 성과다. 팔팔이 용량과 제형을 다양화 해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맞춤처방을 가능하게 한 게 통한 것이다.

팔팔은 복용 후 한 시간 만에 약효가 나타난다. 성 관계 한 시간 전 복용하면 4~6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된다.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치료효과가 우수하다. 팔팔은 의사 처방을 받아 전국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파텐션정’

한미약품은 팔팔의 성분인 실데나필을 이용해 폐동맥고혈압 치료제인 ‘파텐션정’을 출시했다.

폐동맥고혈압은 폐동맥의 압력이 상승하면서 호흡곤란·어지러움·피로 등이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국내에 약 5000여 명의 환자가 있으며, 사망률이 높다.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환자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 받아 쪼개서 복용했다.

파텐션정은 실데나필의 함량을 20㎎으로 낮춰 개발했다. 유럽순환기학회는 실데나필을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추천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높은 약값과 적정 용량의 치료제가 없어 고통을 받았다. 파텐션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텐션정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이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