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두 개의 거대한 그림자 속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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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25일 청와대에서 류옌둥 중국 국무위원으로부터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시진핑 부주석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세계 각 국은 25일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축하했다. 외신들은 북핵 위기와 아버지의 그림자, 경제 문제 등 난제가 산적한 박근혜 정부의 미래에 대한 분석에 집중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새로운 시대에 중국은 한국과 함께 계속 노력해 우호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기본적으로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일 정부로선 한·일 두 나라에 새 정권이 들어선 기회를 살려 미래지향적으로 중층(重層)적 관계를 한국 정부와 함께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북한에 대해 양자택일의 선택지를 제시했다”며 “이전 이명박 정부와 다른 새로운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박 대통령은 강한 국방력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 신뢰와 화해의 길로 들어설 것을 촉구했다”며 “그는 신뢰 프로세스가 구축될 경우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내비쳤다”고 분석했다. CNN은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두 개의 거대한 그림자(shadow of two giants)가 드리워진 가운데 취임했다”며 “이는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라는 망령과 아버지이자 군부 독재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유산”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박 대통령의 성공은 18년 독재라는 부친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언론들은 주로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에 주목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박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박 대통령은 북한이 과거 남북 간 협정을 존중하고 평화와 협상의 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도 “박 대통령이 한국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어떤 위협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과 함께 북한과 상호 신뢰를 쌓는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중소기업과 신산업의 육성, 복지 확충을 무게 있게 다룬 것은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 빈부격차 시정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박 대통령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거듭 강조했지만 성과를 빨리 내놓기를 요구하는 여론에 호응하지 못한다면 성원은 비판으로 급속하게 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재벌과 서민, 기득권 세력과 젊은 세대, 보수와 혁신 사이의 뿌리 깊은 대립을 의식해 국민 통합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최형규·박승희·김현기 특파원.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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