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경기동부연합이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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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정희(사진) 전 대선 후보가 23일 통합진보당 신임대표로 선출됐다. 지난해 5월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로 물러난 지 9개월 만의 복귀다.

이 신임대표는 지난 18~22일 치러진 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해 유효투표 인원 9371명 중 8533명의 찬성을 얻어냈다. 91.06%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반대는 8.94%였다. 이 대표는 당선 인사말에서 “민중 속에 뿌리내려 단합의 기초를 단단히 쌓는 데 힘을 모으겠다”며 “겸허하게 스스로를 바꾸고 당원 여러분과 함께 용기를 내 앞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통진당 이상규 의원은 “일부에서 정권 교체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 전 후보가 전면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이 있었다”면서도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이 이 전 후보에게 집중되고 문재인 전 후보의 존재감이 사라진 건 이 대표만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국민적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지금까지 보였던 공격 위주의 사나운 모습보다 민중과 서민의 삶을 보듬고 다시 처음부터 대중 정당으로서의 기반을 다지는 당 운영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진당은 또 5명의 최고위원에 민병렬 당 비상대책위원 겸 대변인(32.94%), 안동섭 사무총장(21.31%), 유선희 비대위원(18.71%), 김승교 비대위원(13.88%), 이정희 경남도당 부위원장(13.17%, 이상 득표율) 등을 선출했다. 상당수가 종북 논란의 핵심으로 지목받았던 통진당 내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지난해 진보당이 분열되는 과정에서 이른바 당권파들이 당을 지키기 위해 남지 않았느냐”면서도 “기존의 종북 이미지와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한 이미지에 대응할 수 있는 진정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이 의원은 “선거 이후 민주당이 우클릭할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야권연대는 어려워졌다”고 했다. 다만 “사안별 연대가 가능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연대 방식보다는 진보 세력의 저변을 강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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