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아카데미 시상식 '한식으로 애프터 파티'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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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아카데미 시상식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한인 셰프 벤 홍씨가 공식 애프터 파티인 `가버너스 볼`의 음식 준비를 맡아 화제다. 한인 셰프 벤 홍씨가 콩자반.백김치.생선조림 등 시상식에서 선보일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아카데미 애프터 파티에도 한식의 맛 더했죠."

이틀 앞으로 다가온 아카데미 시상식. 행사 당일 본 시상식만큼이나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공식 애프터 파티인 가버너스 볼(Governors Ball)이다.

세계적 셰프 울프강 퍽은 19년째 이 파티를 맡고 있다. 그리고 그 곁엔 오랜 세월 퍽의 오른팔이 돼 준 한인 셰프 벤 홍(한국명 사동)도 있다. 홍 셰프는 가버너스 볼을 준비하는 350여 명의 스태프 중에서도 리더 격이다. "서부지역에서 울프강 퍽의 레스토랑 12곳과 캐이더링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로 11년째입니다."

올해 시상식 음식의 특징은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을 위한 메뉴가 많다는 것. 할리우드 스타들 중 채식주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홍 셰프는 거기에 한국적 감각을 더했다. "중국 일본 태국 등 동양 음식의 느낌이 나는 메뉴를 많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한국 스타일의 김밥에 백김치와 콩자반을 넣어 시상식 참가자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봤습니다."

일반 메뉴에도 한식의 맛과 향을 더했다. 고추장을 섞은 소스로 만든 생선 조림이 대표적이다.

최고급 음식에 길든 1600명의 게스트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이날 사용되는 달걀만도 5000개 칵테일 소스는 30갤런 식용 금가루는 30파운드다.

새우 7500마리의 내장을 빼내고 대추 2750개를 베이컨으로 말아야 한다. 그만큼 준비과정도 치열하다. "시상식 주간에는 매일 새벽 4시부터 나와 재료를 준비합니다. 사전 손질을 잘해놓아야 행사 당일 더 빠르고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시상식이 열리는 일요일에는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쉬지 않고 일해야 할 겁니다."

홍 셰프는 "너무 힘든 작업이지만 무사히 끝난 후 사람들이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 흐뭇하다"며 "최근 들어 한국적 메뉴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늘어나 일이 더욱 보람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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