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아들 학대하다 숨지자…'계모 잔혹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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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남자 아이가 계모에게 맞은 뒤 숨진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간 계모의 폭력 실태를 20일 JTBC가 보도했다.

인천 남동구의 반 지하방. 20일 새벽, 이곳에서 8세 김모 군이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에게 몽둥이로 매질을 당했다.

[인천 남동경찰서 관계자 : 멍자국이 좀 많이 있었으니까. 기마자세를 하면서 때렸다가 또 기마자세를 해놓고, 얘기를 하면서 때리고.]

한 시간을 맞은 김 군은 잠을 자다 경기를 일으킨 뒤 숨졌다. 체벌은 이웃주민도 전혀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벌어졌다.

[이웃주민 : 부모님이랑 사이 안 좋았던 거 아니에요? 잘 지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이러니까.]

두 달 전엔 10세 아이가 계모가 주는 소금밥을 한 달 동안 강제로 먹다가 결국 숨지고 마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요즘 재결합 가정이 늘면서 계모 학대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아이가 친엄마에 대한 정을 잊지 못하고 새엄마와 갈등이 심해지면서 비극이 벌어진다.

2008년 울산 사건이 극단적 사례. 오모씨는 6세 의붓아들을 학대하다 숨지자 시신을 드럼통에 넣고 태웠다. 아이가 실종됐다며 태연하게 인터뷰까지 했다.

[오모씨 : 아침 일찍 일어나가지고, 밥 같이 먹고 TV보고 여기 앉아서….]

목숨을 빼앗진 않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학대도 일어났다. 영하의 날씨에 멈춰 있는 계량기. 계모가 방치해온 세 자매의 반 지하방이다. 아이들은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렸다.

[경기 고양경찰서 관계자 : 골반이 주저앉았어요. 앉아서 텔레비전 보고 그래서. 워낙 못 먹은 상태여서 된장, 간장만 먹다가 햇볕을 아예 못 보니까.]

전문가들은 아버지의 방치 등 무관심이 문제라고 말한다.

[이남옥/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 현실적인 이 가족의 구조와 역동을 잘 이해하고, 그러면서 같이 살고 있지 않고 있는 부모에 대한 충성심도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린 아이와 새엄마의 심적 갈등을 피하기 어려운 재혼 가정.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없으면 끔찍한 불행이 이어질 수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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