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전기차 배터리, 3D TV용 필름 … 시설투자에 2조원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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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원군 오창읍 LG 오창테크노파크의 3D용 FPR 광학필름 생산라인에서 LG화학 직원들이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기존의 셔터글라스 방식보다 보는 이의 눈이 편한 3D용 FPR 광학필름은 LG화학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 LG화학]

백척간두갱진일보(百尺竿頭更進一步). 박진수(61) LG화학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초 신년사에서 밝힌 각오다.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걸음 더 나아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다짐이다. LG화학의 올해 매출 목표는 24조8600억원. 지난해보다 6.9% 증가한 수치다. 시설투자비도 2.2% 늘린 2조12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석유화학부문에서는 해외 프로젝트 추진과 신소재 개발이 당면 과제다. LG화학은 2011년 카자흐스탄 정부와 합작 계약을 맺고 아티라우 석유화학 경제특구에 연간 폴리에틸렌 80만t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생산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국영 석유기업 UCC, 민영기업 SAT와 함께 42억 달러를 투자했다. 카자흐 정부가 LG화학의 기술력과 글로벌 마케팅 능력을 높이 평가해 공장 운영과 제품 판매 같은 실질 경영권을 모두 확보했다. 2016년 생산을 시작할 이 공장은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에탄가스를 활용해 중동산 저가 석유화학 제품에 맞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는 액정(LCD) 분야에서의 연구 투자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LG화학은 2010년 세계 최초로 LCD TV용 3D 필름타입패턴편광(FPR) 필름을 개발했다. 고속 광학필름에 마이크로 단위의 편광 패턴을 균일하게 새겨 만드는 첨단 소재다. FPR 필름을 적용한 3D TV는 화면 깜박임이 적어 눈이 편하고 안경에도 별도의 장치를 부착할 필요가 없어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정보전자소재본부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었고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6.4% 증가한 4356억원을 기록했다.

미래 먹거리인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서는 미국 시장 조사업체 파이크리서치가 선정한 ‘최고의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과 점유율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회사는 2011년 충북 오창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지어 현재 연간 전기차 20만 대 분량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GM, 포드, 르노,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10여 개의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가 고객이다.

회사는 일자리도 정규직 중심으로 꾸준히 늘려왔다. 2010년 말 9273명이던 LG화학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3분기에는 1만1605명이 됐다. 2년이 되지 않는 기간에 정규직 인원이 25% 확대된 것이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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