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되는 외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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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며칠 전에 끝낸 교직자 단체 총회에 참석하였던 외국의 인사들이 모 고등학교를 둘러보고 하필 훌륭한 한글을 가지고 있으면서 교표 등을 중국 문자로 썼느냐하고 질문하였을 때 설명에 진땀을 뺐다는 일이 있다. 그런데 금년 들어는 「바캉스」「레저」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새 외래어가 대중의 언어에서 보다는 신문 등의 「매스콤」에서 유행하기 시작하고 있다.
모르긴 하여도 이 글의 뜻을 알고 있는 서민은 불과 몇명에 지나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우리말에도 이 뜻을 대신하고 나타낼 수 있는 단어가 얼마든지 있는데 구태여 어렵고 어색한 영어도 아닌 이 말을 보급시키려 하는지 「매스콤」의 의도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뜻도 잘 모르는 이런 말을 유식 층에서는 대중에게 지식을 보급시키려 하는 의도에서 그런지는 몰라도 우리 서민의 생활과는 뜻과 거리가 먼 것 같다. 우리 한글로서 모든 글을 훌륭히 포기할 수 있지 않은가? <인천시 내동 134 고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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