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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하바네로 라면’ 대박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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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역시 불황엔 매운맛이 강했다. 지난해 10월 말 출시한 이마트 자체상표(PL) 라면인 ‘도전! 하바네로’가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지금까지의 총 매출액은 약 12억2000만원으로 역대 출시된 PL 라면 중 가장 대박 상품이다.

 삼양식품과 함께 이를 개발한 이마트 조기준(34) 바이어는 “일본 출장 때 하바네로 고추로 만든 ‘폭군 하바네로 스낵’이 장기 불황기에 히트를 치는 것을 보고, 하바네로 고추를 써 보자는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불황엔 흰 국물보단 빨간 국물 라면이 인기 있을 것으로 보고, 흰 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던 지난해 3월부터 신제품을 준비했다. 하바네로에 대해 조사해 보니 발음도 쉽고 20만~30만 스코빌(매운맛을 나타내는 단위)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1994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관건은 마냥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라면과 차별화된 ‘중독성 있는 매운맛’을 찾는 것이었다. 조 바이어는 “삼양식품 개발팀과 3개월 넘게 씨름했지만 맛을 잡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결국 삼양식품 연구원 등 4명이 함께 매운맛으로 소문난 서울시내 맛집들을 찾아다녔다. 이마트 성수동 본사 앞 코다리집, 용두동 주꾸미집, 건대 앞 일본식 라멘집 등을 섭렵했다. 이들 맛집에서 얻은 결론은 “중독성 있는 매운맛의 핵심은 매운맛과 단맛의 조화”라는 사실이었다. 또 깊은 국물 맛을 내야 했다. 조 바이어는 “고향 대구시 동인동의 매운 찜갈비집에서 힌트를 얻어 소갈비찜과 볶음 양파로 깊으면서 달큼한 맛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바네로 라면은 네티즌들 사이에 ‘라면의 신’으로 불리는 미국 라면 블로거 한스 리네시(Hans Lienesch)가 세계 가장 매운 라면 톱10 중 1위로 지난해 11월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이마트는 하바네로 라면의 성공에 따라 아예 매운맛 제품을 모아 놓은 ‘하바네로 존’을 상반기 중 매장에 마련할 계획이다. 용기면 ‘컵하바네로’와 ‘하바네로짬뽕(가제)’도 다음 달부터 잇따라 출시된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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