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어 얼음 낚시… 가족사랑도 낚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빙어 얼음 낚시가 한창이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의 겨울 추억거리로 빙어 낚시만한 게 없다.꽁꽁 언 얼음을 깨고 낚시를 드리우는 것 자체가 이색 체험이다.

“왜 안 잡혀” 하며 지루해하던 아이는 얼음 구멍 위로 빙어가 낚여 올라오는 순간 표정이 밝아진다. 이내 “나도 구멍 뚫어줘”하며 보챈다. 가족마다 낚싯대 하나씩 쥐어지면 바로 그게 ‘우리 가족 빙어 낚시대회’다.

◇빙어 낚시=빙어는 섭씨 6~10도의 물 속에 사는 담수 어종이다. 다 커봤자 몸 길이가 10㎝ 안팎이다. 몸 전체가 은빛을 띠며 뼈가 들여다보일 만큼 투명하다. 겨울철에 얼음 밑에서 잡힌다고 해서 '빙어'(氷魚)다.

빙어는 왜 주로 겨울에 잡힐까. 겨울에만 수심 3~5m대의 물가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낮은 수온을 찾아 수심이 깊은 곳에 머문다.

빙어 낚시로 유명한 곳은 강원도 춘천호(춘천시 서면 오월리, 사북면 신포리.고탄리)와 의암호(춘천시 서면 현암리), 소양호(인제군 남면 부평리.남전리) 등 북한강 상류권이다. 경기 북부와 충북의 저수지에서도 빙어를 잡을 수 있다.

초보자라면 인적이 드문 곳보다는 낚시꾼이 제법 몰려 있는 곳에서 낚시를 하는 게 안전하다. 결빙 상태에 대해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비도 간단하다. 빙어 낚시용 견지대가 3천~4천원, 미끼로 쓰는 구더기가 한통에 2천원이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낚시 가게 또는 낚시터 매점에서 사면 된다.

낚시의 시작은 끌로 얼음에 구멍을 뚫는 것이다. 낚시터 매점이나 미리 와 있는 '꾼'에게 빌려 쓰면 된다. 구멍은 지름 10㎝ 크기가 적당하다. 구멍을 너무 크게 뚫을 경우 어린이가 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어 찌 맞춤을 한다. 낚시 바늘을 물 속에 완전히 가라앉혀 수심을 가늠한다. 그리고 찌가 바늘에서 멀어지도록 점차 찌를 올려준다. 찌톱이 약간 물 위로 떠오른 상태면 적당하다.

빙어 낚시용 견지대는 바늘이 7개 연이어 달려 있다. 바늘마다 구더기를 달아준다. 몸통 전체를 바늘에 꿰지 말고 뭉툭한 꼬리 부분만 살짝 꿰준다. 그래야만 구더기가 금방 죽지 않고, 구더기의 체액도 금세 빠져나오지 않는다.

이어 고패질. 낚시를 물 속에 넣은 뒤 낚싯대를 잡고서 살짝 들었다 놓았다 하는 동작이다. 빙어는 살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미끼에 관심을 가진다.

이제 '기다림'이다. 찌가 깔짝거리거나 물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가볍게 채면 된다. 뭔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면 낚시를 끌어올리면서 "잡았다"고 외친다.

초보자도 쉽게 마릿수 재미를 볼 수 있다는 게 빙어 낚시의 장점이다. 더러 바늘 3~4개에 빙어가 동시에 걸려 올라올 때도 있다. 하지만 잘 잡히는 시간대가 있는 법. 해뜬 뒤(오전 7~10시)와 해질녘(오후 4~6시)이다.

◇빙어 낚시 여행 상품=오는 24~26일 인제군에서 '제6회 인제 빙어 축제'가 열린다. 행사장은 소양호 부평선착장(남면 부평리) 일대의 얼음 벌판이다. 국도 44호선에서 지척에 있다.

빙어 낚시.빙어 OX 게임.빙어 시식회 등 행사와 얼음 축구대회.썰매대회.스노 산악자전거 대회 등의 볼거리를 마련한다.

축제 기간에는 매년 상당한 교통 체증이 빚어진다. 지난해의 경우 축제 사흘 동안 46만명이 방문했다. 고생을 피하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인제군 측이 인제 시외버스터미널~축제 행사장~신남 구간에 무료 셔틀 버스를 수시로 운행한다. 인제군청 문화관광과:033-460-2082.

'감동이 있는 여행'(02-2614-6735)(www.touchingtour.co.kr).'투어 익스프레스'(02-555-5158)(www.tourexpress.com) 등의 여행사도 빙어 축제 행사장을 방문하는 당일 일정의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서울에서 출발하며 왕복 교통과 낚시 도구 등을 제공한다.

참가비는 투어 익스프레스의 경우 2만9천원, 감동이 있는 여행은 3만3천원(중식 포함)이다. 감동이 있는 여행은 축제 기간 외에도 2월 말까지 매주 토.일요일 빙어 낚시 여행을 진행한다.

춘천세종호텔(02-779-5555)(www.chunchonsejong.co.kr)도 빙어 낚시와 숙박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2월 말까지 판매한다. 호텔 1박과 2인 조식, 낚시 도구 등이 포함된다. 호텔 직원이 춘천호의 낚시터로 안내해 낚시 요령을 가르쳐준다. 2인 기준으로 주중 9만1천원, 주말 10만2천원이다. 세금.봉사료 포함.

인제.춘천=성시윤 기자 <copipi@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준비물은…>

두터운 점퍼.장갑.목도리 등은 필수다. 얼음 위에 깔고 앉을 만한 의자 대용품도 준비한다. 아이스박스나 스티로폴 박스 등이다.

잡은 빙어를 담을 수 있는 용기도 가져간다. 꽁꽁 언 손을 녹일 수 있도록 손난로도 가져가면 제법 쓸모가 있다. 현장에서 빙어 회를 먹고자 한다면 초고추장도 준비해 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