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원자로는 동남아최하위 백KW짜리|궁지에빠진 원자력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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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6월미국TVA (테네시계곡개발공사)에서 원자력발전이 화력발전을 누르고 입찰됩됨로써 세계는 바야흐로 실용성이있는 원자력발전시대로 접어들게 된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 세계의 조류에 역행, 지난62년부터 추진되어온 원자력발전사업계획에있어 70년초에 15만 「킬로와트」출력의 원자발전소를 세운다는꿈이 허물어지게 됐다.
그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되는 중간단계인「메가와트」(1천「킬로와트」)급 동력시험로건조계획이 제2차경제개발5개년계획서 필요액 5억5천만원은 말할것도없고 항목마저 삭제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열출력 일백「킬로와트」의 우리나라 원자로(「트리가마크」Ⅱ형)는 이제실용적으로도 보잘게 없을뿐아니라 전시효과조차도 바랄수없는 빈약하기 짝이없는것. 동남아에서 1백 「킬로와트」 짜리 원자로를지니고 있는곳은 현재 우리나라밖에 없은 형편이다. 일본·중공은 따지지말고라도 비율빈이3천「킬로와트」, 「인도네시아」가 2천 「킬로와트」, 태국· 자유중국·북괴가 1천 「킬로와트」까지를 지니고있고 월남도 2백50「킬포와트」짜리를 가지고있다.
원자력원발족당시엔 성능좋고 안전해서 동남아에서 제법 쓸만한 것이라고 일컬어지던우리의 「트리가마크」Ⅱ형 원자로는 일본의 대학에 세워질정도의 대학실험용급이 되고만 것이다. 원자력원·상공부·한전·석공등은 지난 62연12월에 원자력발전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을 2차나부르는등 원자력발전계획을추진해왔다. 그러하여 70년대초에 15만 「킬로와트」짜리원자력발전소를 착공할셈으로 부산∼울산사이의 모지룰 유력한 후보지로 점찍어놓는데까지 이르렀다. 그러는 한편으론 관계전문가훈련을 위해 몇명을 해외로 파견했고 최근 시찰단까지 외국을 돌게했다.
그러나 아무리서두른다해도 1백「킬로와트」연구용원자로를 다루던 솜씨로는 도저히 15만 「킬로와트」 발전원자로까지 비약할수는없는일. 그중간과정으로 반드시 「메가와트」급 동력시험원자로를 들여다가 건조기술, 가동기술등을 일단「마스터」해야 하기때문이다. 그러지않고선 나중에 어떤원해를 볼는지 모르는것이다. 따라서 원자력원은 5「메가와트」짜리 시험원자로와 부대시설및 연구비등 5억5천만원을 제2차5개년계획에 반영시키려고 무진 애를썼다.
그러나 급하지 않은것이라고 간주되어서인지 항목도 남기지 않은채 삭제되고 말았다. 결국 원자력발전계획은 진퇴양난의 궁지에 빠지고만 셈이다.
15만 「킬로와트」원자력발전소를 세우러면 수천만 「달러」는 있어야 하는데 사전에 충분한 연구와 훈련을 쌓지않고서는 착수할수없는 일이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명목으로라도 「메가와트」급 원자로도입은추진해야 될것이다.
지난 5월말현재로 세계각국에서 가동중인 원자력발전기는 61기. 여기다가 지난7월27일부터 가동되고있는 일본의 출력 16만6천「킬로와트」짜리 원자력발전전등을 합치면 그수는 더 는다.
그러나 최근까지의 원자력발전은 화력발전에비해건조단가와 발전단가가 높은것이어서 말하자면 시험삼아 건조해본데 지나지 않았다.
이방면의연구가 실적을올림에따라 65연부터 한때고개를 숙었던 원자력 발전「붐」이 다시 고개를들기시작, 급기야는 지난 6월17일 원자력발전이 화력발전을 누른다는 역사적인사태가 벌어지게된것이다.
그날 미국의 TVA는 석탄생산의·중심지이며 탄가가 가장싼 「앨라배마」 주북부에 세계최대인 2백20만「킬로와트」 출력의 원자력발전소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입찰자는 유명한 「제너럴·엘렉트릭」(GE)사. 발전로는 2기로서 가격은 도합 2억4천7백만불. 1기는 초년에 가동되며 나머지 1기는 그 이듬해에 움직이게될 예정이다.
미국서 건설단가는 아직원자력측이 좀높지만 연료비는 싸서 원자력발전의경우 연8백만불, 12년에1억불이 절약된다고 TVA는 말하고 있다. 현재 화력발전소건조비는 1「킬로와트」당 평균1백10불이며 원자력발전소는 1백25불. 그러나 원자력발전의 경우엔대폭적으로 절감시킬수가있다고한다. 그리고평균연료 「코스트」는 이미 화력을 능가 원자력 1「킬로와트」당1·6「밀」 (1밀은10분의1센트)에 화력은 2·2「밀」이다.
이와같이 원자력발전이 유리해지면서 미국2대원자력발전회사인 「웨스팅하우스」는6억2천5백만불,「제너럴·엘렉트릭」은5억9천만불의 발주를받게됐다. 원자력발전시대는 이렇게 막이올라 여러곳에서 건조가서둘러지고 있다. 이렇게보면 우리나라에서 초년대초에건조한다는것은 늦은감을준다. 그런데도 그것이나마실현시킬길이 막연하게되었으니, 다시한번 검토해서 새로운방안읕 찾아야될것으로생각된다.<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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