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264조원 일본연금기금 “신흥국 주식 투자 확대 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미타니

일본의 초대형 기관투자가, 일본정부연금투자기금(GPIF)이 일본 국채 투자를 줄이고 신흥국 주식 등 위험자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아베 정권의 돈 풀기 정책으로 금리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일본 국채에만 돈을 묻어두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타니 다카히로 일본정부연금투자기금 이사장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타니 이사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일본 중앙은행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높였고, 이는 곧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기금 자산의 67%를 일본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데 금리가 오르면 손실이 예상되므로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0.76% 수준이다. 미타니 이사장은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장기적으로 10년 국채 금리가 1% 밑에 머물러 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GPIF는 기초연금인 국민연금과, 국민연금을 보충하는 후생연금의 적립금을 운용하는 기관이다. 한국 국민연금과 성격이 비슷하다. GPIF의 자산 규모는 약 1264조원으로 세계 최대다. 국민연금(390조원)의 세 배가 넘는다. 2006년 만들어진 GPIF는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나타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일본 지진의 영향으로 7년간 투자 포트폴리오를 거의 바꾸지 않았다. 10%가 채 못 되는 해외 주식투자도 2011년까지는 안정적인 선진국에만 한정했다.

하지만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 은퇴로 연금지급액이 수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국 주식투자를 확대하는 등 변화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GPIF는 2011년부터 신흥국 증시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된 나라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미타니 이사장은 “4, 5월께 투자 포트폴리오 변경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급등세인 일본 주식을 더 사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GPIF는 자산의 11%를 일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지금 일본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그리 비싸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