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더 빠진다는 데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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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라크전쟁가능성,경기회복 불투명등 불확실성으로 시중자금이 채권으로만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주식시장이 신통치 않고 부동산시장도 정부의 억제책으로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자 채권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채권수요가 늘어나면 채권가격은 올라가고 그만큼 금리(일종의 할인율)은 내려간다.

◆장기금리 4%대진입=연초들어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져 연 4%대에 진입했다.

지난주 말(17일)의 경우 연 4.96%까지 빠졌다.지난해 12월말에 연 5.28%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사이 0.3%포인트가량 빠진 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초 채권시장에 유동성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며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의 불황으로 일시적으로 채권시장으로 자금집중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핵문제나 이라크전쟁,고유가등으로 경제가 불안해지자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경제연구소 신동수수석연구원은 “미국이 대규모 조세감면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초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와 단기채권형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1월중 신규 3년만기 국채발향물량이 8천2백억원에 그치는등 채권물량 부족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점도 채권매수와 보유심리를 자극,금리하락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너도 나도 채권형 펀드에만 돈 맡겨=투신협회에 따르면 14일 현재 MMF설정액은 58조3천억원에달해 지난해말에 비해 8조8천억원이 늘어났다. 거래일수 기준으로 볼때 하루평균 1억원이상이 MMF로 몰려든 셈이다.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통안채와 기업어음(CP)위주로 운용을 한다.

투신사의 6개월미만 채권형상품도 같은기간 1조6천억원이 돈이 들어와 설정액이 37조6천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리다 보니 투신운용사나 은행들은 채권을 사기에 정신이 없다. 채권수요는 곧 금리(채권가격과는 역비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연초들어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설비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법인의 여유자금이 많다고 채권전문가들은 말한다.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자금 최대 수요처인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하지 않고 채권이나 사두려고 하니 걱정”이라며 “채권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설이후 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지금 채권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관망·대기성 성격이 강한 자금이다.

하지만 경기·대외정세등 주변여건상 주식시장으로 급격한 자금이탈 가능성이 희박하고 기업들의 자금수요도 없어 채권시장은 설 이후에도 활황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금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과거 대우사태이후 기업·금융구조조정때보다는 덜하나 지정학적·대외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말 설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이 상여금지급등에 따른 자금수요,부가세환수 등으로 채권시장이 다소 숨고르기를 할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하나경제연구소 신동수 수석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3년만기 국고채유통수익률 기준으로 설연후 이후 2월들어선 4.8%선이하로 하향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에 영향은=시중 금리가 이처럼 추락함에 따라 대출금리도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은행들이 담보비율 축소,위험가중치 상향조치 등으로 대출금리가 소폭 올라갔으나 시중금리가 계속 빠질 경우 대출금리도 5%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로 시중금리에 민감한 3개월 CD(양도성예금증서)기준 금리를 적용하는 변동금리로 빌린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대출금리가 빠질 경우 그만큼 금융비용이 줄어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내림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금리이외의 다른 요인,즉 투자심리·정부정책·수급등 다른 요인이 하락쪽으로 작용하고 있어 금리하락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조인스랜드)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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