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공포의 3각편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삼성생명을 누르고 단독선두를 지켰다.

우리은행은 17일 홈코트인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겨울리그 2라운드 첫 경기에서 93-90으로 승리, 5승1패를 기록했다. 삼성과의 겨울리그 두차례 경기에서 모두 이겼고 2위 국민은행(3승2패)과의 승차는 1.5게임으로 벌렸다. 삼성은 3승3패를 기록해 공동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스코어차는 3점이었지만 내용 면에서는 우리은행의 완승이었다. 2쿼터 초반 56-46으로 앞선 이후 밀고 당기기는 했지만 결코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4쿼터 중반 80-77까지 쫓기기도 했으나 조혜진.캐칭.이종애 등을 앞세운 골밑 위주의 농구로 승리를 지켰다.

삼성의 박인규 감독은 지난 14일 우리은행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두가지 단점을 지적했다. 첫째는 뚜렷한 포인트가드가 없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어렵고, 둘째는 지나친 장신 위주의 선수 기용으로 팀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약점을 안다고 이긴다는 보장은 없었다.

우리은행은 팀 컬러에 걸맞은 플레이를 펼쳤다. 캐칭이 21득점, 조혜진.홍현희가 각각 20득점, 이종애가 19득점했다. 리바운드 수 32-40으로 뒤졌지만 실책수 10-16으로 6개가 적어 상쇄가 됐다. 4쿼터 조혜진이 8득점, 홍현희와 이종애가 4득점하며 92-82로 벌린 경기 종료 1분10여초 전 승부는 갈렸다.

우리은행의 장신 선수들은 승부처에서 뜻밖에 아기자기한 패스로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90-82에서 삼성 추격의 흐름을 끊은 캐칭의 수비 리바운드 2개도 돋보였다.

결판이 난 다음 간신히 점수차를 줄인 삼성은 '우리은행 콤플렉스'를 염두에 두어야 할 지경이 됐다.

삼성은 묵직하게 골밑으로 밀고 들어오는 우리은행의 플레이 스타일에 큰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리딩 가드 이미선.박선영이 어시스트 2개에 머무르고 34분간 8득점.1리바운드에 그친 변연하의 부진도 아쉬웠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