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도시·세종시·혁신도시 … 올해 분양시장 ‘삼두마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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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청약에 주택수요자들이 많이 몰렸다. 올해도 대규모 분양이 계획돼 있어 관심을 끌 것 같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동탄2신도시에 분양된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아파트의 견본주택.

지난해 분양시장은 지방이 압도했다. 청약률 상위 10개 단지를 모두 세종시와 부산시 등 지방이 싹쓸이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조금 달라질 것 같다. 모처럼 서울·수도권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선호도 지역에서 아파트가 대거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신도시 중 인기가 가장 높은 곳은 위례신도시와 지난해 1·2차 동시분양에서 비교적 청약이 잘됐던 동탄2신도시가 대표선수다.

 지방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세종시와 지방 혁신도시에서 나오는 아파트 물량이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이들은 꾸준한 공무원 이주수요로 안정적인 수요가 최대 장점이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올해 수도권과 지방 분양시장의 특징은 인기 높은 신도시 물량이 대거 쏟아져 경쟁을 벌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2000년대 후반까지 수도권 신도시나 지방 대형 택지지구의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것은 부동산 투자의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여겨졌다. 처음부터 인구·교통·녹지를 고려해 계획적으로 도시를 개발하는 덕에 뛰어난 주거여건이 보장됐다. 때문에 집값이 뛰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렇게 전국적으로 신도시가 조성됐고 부족한 주택공급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수도권은 주택매수세가 위축되면서 미분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가 적극 추진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따른 타격이 컸다. 신도시보다 입지가 좋은 수도권 주요지역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풀어 주변 시세의 80% 미만의 가격으로 매년 15만가구씩 대규모로 공급한다는 계획이 발표된 이후 수도권 신도시 수요는 많이 사라졌다. 대부분 새로 나올 보금자리주택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신도시보다 더 입지가 좋고 저렴한 주택을 정부가 대규모로 공급한다니 주택 수요자들이 신도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 이런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근혜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줄어들면 아무래도 신도시의 선호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특히 올해 5월부터 공급될 예정인 위례신도시 민간물량은 서울 송파구를 포함한 강남권 신도시여서 관심을 끌 것 같다. 현대건설·삼성건설·현대엠코·대우건설 등 대형업체가 모두 339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동탄2신도시는 최악의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1·2차 동시분양을 거치면서 안정적인 수요층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곳이다. 주변 지역에 삼성반도체 공장 증설 같은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 계획이 있어 주택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지역이다. 올해 대우건설 등 7개 건설사가 내놓을 6000여가구의 3차 동시분양 물량도 큰 이변이 없는 한 무리 없이 청약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올해도 세종시가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올 전망이다. 확실한 개발호재와 풍부한 배후수요로 지난해에 이어 순위내 청약 마감 행진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종시에서는 호반건설 등 민간업체가 13개 단지에서 7409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도 2단지에서 2605가구를 내놓는다.

 지방 혁신도시도 눈여겨 볼만하다. 올해는 경북 김천, 강원 원주, 경남 진주, 대구 신서 등에서 중소형 중심으로 1만9000여가구(공공임대 포함)가 분양될 전망이다.

 수도권과 지방 신도시에 청약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개발 계획이 잘 진행되는지를 확인하는 게 필수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사장은 “주택 시장 침체로 최근 일부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가운데 개발 계획이 축소되거나 변경되는 곳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곳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 혁신도시의 경우 기관 이주 계획 변동 상황, 일정 등을 확인하고 분양받을 지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교해 많이 비싼 곳은 피해야 한다.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당분간 시세 상승이 어렵기 때문이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올해부터 민간택지 및 공공택지 아파트 전매기간이 1년으로 짧아지는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친시장적인 부동산정책이 시행되고 국내외 경기 상황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면 신도시 아파트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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