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지금 사요… 뭘 살까요"

중앙일보

입력

지난 14일 오후 서울 창천동에 위치한 SK증권 신촌지점의 주식투자 설명회장.

쌀쌀한 날씨였지만 80명이 넘는 투자자들의 열기로 객장은 후끈 달아 올랐다. 강사의 설명이 끝나자 투자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질문 공세를 폈다.

"경기가 회복국면이냐" "이제 대세상승 국면에 접어 들었는가" "어떤 종목을 사면 좋은가" 등 등.

한동안 뜸했던 투자설명회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이후 주가가 30% 가까이 오르자 대세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설명회의 풍속도도 사뭇 달라졌다. 각종 이벤트를 덧붙이고, 설명회 수준을 과거보다 훨씬 높였다. 종전에는 주로 투자유망 종목을 짚어주는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테마별 경제진단, 파생상품 투자방법 등도 강의내용에 포함시켰다.

◇ 인기 끄는 투자설명회=지난 7일 서울 대한투자신탁 강당에서 열린 대신증권의 투자설명회장엔 5백여명이 몰렸다.당초 3백명 정도를 예상했던 증권사 직원들은 자리 만들기에 비지땀을 흘렸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침체됐던 지난 9월 초까지만 해도 참석자 수가 10명을 밑돈 설명회가 많았으나 요즘엔 1백명 이상이 몰려드는 점포도 많다"고 전했다.

굿모닝증권은 고객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자 설명회 횟수를 종전의 한달 평균 4~5건에서 이달 들어서는 10건으로 늘렸다.

지방 점포의 열기는 더욱 뜨겁다.

굿모닝증권 최창호 시황팀장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지방에서 설명회가 한 번 열리면 동네 잔치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 달라진 투자설명회=외부 유명강사를 초빙하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SK증권 신촌지점은 소설가 겸 데이트레이더 이도영씨를,제일투자신탁증권은 모 증권사 수익률 게임에서 2천%의 수익률을 기록한 박정윤씨를 강사로 내세웠다.

투자설명회 참석자들에게 자동차.가습기.선풍기 등의 경품을 주는 등 각종 환심 공세도 펼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지난 9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설명회에 참석한 2백40명에게 4만5천원짜리 호텔정식을 대접하고 고급 도자기세트를 선물했다. 메리츠증권 명일동 지점은 시황설명회에 참석하는 고객들에게 인근 상가와 제휴해 맥주 무료구입권 등 상가업소들이 발행한 상품권을 경품으로 주고 있다.

지역별로 설명회를 차별화하는 전략도 활용하고 있다. 세종증권 여의도 지점은 고객들이 바쁜 직장인들이라는 점을 감안해 점심시간을 이용해 설명회를 열고 있다.또 고급 외제승용차를 몰고 싶은 20,30대 직장인들을 겨냥해 외제차 보급업체인 JK 모터스와 손잡고 외제차 시승식을 마련하고 있다.

임봉수.하재식 기자lbso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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