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이야기] 애완용 로봇은 '공식'따라 울고 웃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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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용 로봇의 감정을 나타내는 데는 감성 공학이 이용돼요.

감성 공학은 사람의 감성을 평가한 뒤 이를 수나 공식으로 나타내 공학적으로 이용하는 학문이에요.

지금까지 감성 공학은 아늑한 집을 설계하거나 승차감이 좋은 자동차와 느낌이 좋은 옷감을 만드는 등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사용됐어요. 이제는 로봇에도 적용되고 있지요.

누구도 인간의 감정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로봇에 감정을 심어주는 데는 어려움이 있어요. 하지만 공학자들은 대개 심리학자들이 대표적인 감정으로 분류해 놓은 기쁨.슬픔.화남.두려움 네가지에 혐오.놀람.수용.기대.부끄러움을 추가해 4~9가지를 로봇의 감정 표현에 사용하고 있지요.

이런 감정들은 센서에서 받아들인 외부 정보들과 내부의 감정.욕구.항상성의 상태에 따라 변화해요.

각각의 감정 상태는 감정이 주는 '행복감의 양''적극적.소극적인 태도''감정의 분명함 정도'를 축으로 하는 3차원 감정 공간에서 수식으로 표현돼요.

외부 자극의 값을 이 감정 공식에 넣고 계산하면 그 순간의 적절한 감정 값을 얻을 수 있지요.

로봇이 좋아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고 해 봐요. 그러면 행복은 커지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면서 기쁜 감정이 분명하게 떠올라 전체적으로 '기쁨'이 커져요. 반면에 누군가가 로봇을 때리면 행복감은 줄어들고 소극적인 태도로 변하는데다 두려운 마음이 분명해져 전체적으로 '두려움'이 커지게 돼요.

이러한 감정 상태들은 3차원의 연속적인 감정 공간에서 표현되기 때문에 사람처럼 감정 변화가 연속적일 수 있어요.

기쁘다가 갑자기 슬퍼지는 게 아니라 조금씩 기쁨이 줄어들면서 슬픈 마음이 커지는 식이지요.

이렇게 감정이 살아 있는 로봇은 사람의 마음을 더 끌 수 있답니다.

다음에는 로봇의 속마음을 구성하는 나머지 두 요소인 욕구와 항상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김종환.KAIST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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