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진출국 벨기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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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악마(Red Devils)'의 원조 벨기에는 82년 스페인대회부터 6회 연속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은 `유럽축구의 감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잉글랜드 등 전통의 강호들에 비해 전력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며 줄곧 월드컵에 얼굴을 내밀어왔다.

한국과는 붉은악마란 명칭을 둘러싼 해묵은 정통성 시비에다 90년과 98년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맞붙어 1승1무를 기록하는 등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특히 '98프랑스월드컵 때 네덜란드전 0-5 참패로 차범근 감독이 중도 하차한 뒤가진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유상철이 후반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포효하던 장면은 아직 국내 팬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82년 2라운드 12강에 진출했던 벨기에는 '86멕시코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최고 성적을 낸 뒤로 90년과 94년 16강에 이어 98년 예선 탈락 등 내리막길을 걷는 듯했지만 `젊은피' 수혈을 통해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프랑스월드컵 3위 신화에 빛나는 크로아티아, 전통의 스코틀랜드와 함께 유럽예선 6조에 속해 아깝게 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나갔지만 신구간 조화를 앞세워 체코를 꺾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11월 현재 FIFA랭킹은 아시아랭킹 1위 일본(26위)에도 뒤진 33위. 랭킹에서 드러나듯 추락을 거듭하던 벨기에가 보란 듯 재기해 본선진출에 성공한 것은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한 8명의 백전노장과 2002월드컵 지역예선 때 합류한 신예들이 연출하는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때문이다.

로베르트 바세이게 감독은 지난해 유럽선수권 때 지휘봉을 잡자 브라질 출신의 간판 스트라이커 루이스 올리베이라와 미드필드의 핵 빈센조 시포를 퇴출시키는 등 공격진에 가차없이 메스를 가했다.

하지만 수비진은 고스란히 남겨 글렌 데 보엑 등 프랑스월드컵 때 호흡을 맞춘 4인방의 포백라인에 더욱 힘이 실렸다.

한층 견고해진 수비에 힘입어 마르크 빌모츠와 에밀 음펜자 `투톱'의 화력이 실로 막강해졌다.

특히 86년 이후 5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공격의 핵 빌모츠는 32세의 나이로 잦은 부상 속에서도 15일 체코전에서 결승골을 뽑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며 `붉은악마'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

벨기에는 주로 4-4-2 전형을 쓰며 허리에는 프랑스월드컵 멤버 게르트 베르헤옌과 음보 음펜자가 버티고 있다.

▲면적 = 3만528㎢
▲인구 = 1천24만명(2000년7월)
▲언어 = 네덜란드어.불어
▲종교= 가톨릭
▲통화 = 벨기에프랑(BF)
▲1인당 국내총생산 = 2만3,002달러(99년)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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