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값 작년보다 8~19% 싸졌다

중앙일보

입력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 지면서 김장을 서두르는 가정이 늘고 있다.기상청은 이달 중순 이후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김장을 예년보다 열흘 정도 앞당길 것을 권했다.

◇ 비용 얼마나 들어갈까=배추.무 값이 약세여서 김장비용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예년보다 8~19%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뉴코아가 운영하는 할인점 킴스클럽은 네명 한 가족이 먹을 김장을 담그는 비용을 6만4천원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19% 줄어든 규모다.

롯데 마그넷은 4인 가족이 최상급 국산 재료(배추 20포기 기준)를 사용할 경우 8만7천원이 들 것으로 봤다. 주요 품목의 산지와 등급을 고려해 지난해 비슷한 시기와 비교해 보면 약 8% 줄어든 수치다.

할인점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는 4인 가족 기준으로 6만7천8백원이 들 것으로 봤다.

업체마다 비용이 다른 것은 고추.젓갈.양념 등 부재료의 품질 등급과 소요량 계산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롯데 마그넷 관계자는 "농산물 값은 당일 출하량과 수요에 따라 변동할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단기간에 재료값이 지난해 수준 이상으로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배추 시세=최근 배추값은 한 포기에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6백~8백원으로 떨어졌다. 이렇다 할 태풍 한 번 없어 작황이 좋았던 데다 김치냉장고 보급으로 한꺼번에 김장을 담그려는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재배면적이 단기간에 늘어난 탓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신세계 이마트의 배추.무 담당 바이어 금석헌 과장은 "배추.무 가격이 파종시기였던 올 여름에 일시적으로 폭등했다"며 "이를 본 농민들이 너도 나도 파종에 나서면서 전체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출하 시기가 몰린 것도 가격하락을 부채질했다. 롯데 마그넷의 김영구 바이어는 "벌써 끝났어야 할 강원도산 배추의 출하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전남 해남 등 주산지의 출하가 오는 20일께 시작하면 물량이 넘쳐날 것"이라고 말했다.

◇ 젓갈.양념류 시세=젓갈은 지역과 등급에 따라 값 차이가 크다. 국산 새우젓.육젓 상급품 등 일부 품목은 지난해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우젓은 수입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어 전반적인 젓갈가격은 별로 오르지 않았다. 총각김치 등에 많이 쓰는 멸치액젓은 오히려 많이 내렸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젓갈을 팔고 있는 '젓갈 할머니' 유양선(68)씨는 "올해는 수입 새우젓이 국산 못지 않게 색깔도 곱고 모양도 좋다"며 "수입품은 보기에 좋지만 소금에 절이고 발효하는 과정이 달라 맛이 국산보다 덜하다는 점을 알고 사야 한다"고 말했다.

생강 값은 지난해보다 많이 내렸고 마늘.쪽파는 조금 내렸다. 고추는 가뭄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지난해보다 10~15% 올랐다.

이승녕 기자 francis@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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