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시장, 넘버2 각축전 달아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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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홍삼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73%의 시장 점유율로 1위 업체인 인삼공사 정관장 매출이 주춤하는 사이 2위 이하 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정관장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7318억원으로 전년의 7989억원보다 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 1∼4%대인 하위업체들이 점유율을 3%포인트만 끌어올려도 단숨에 업계 2위로 도약하는 양상이다. 국내 홍삼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조2500억원으로, 주춤했던 지난해(1조1500억원)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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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특히 천삼(天蔘)과 지삼(地蔘) 등 고급 제품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양삼(良蔘)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인삼공사 원성희 영업본부장은 “홍삼에 다른 기능을 접목한 ‘홍삼+α’ 제품도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이 트렌드를 얼마나 잘 잡느냐에 따라 2위권 판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동원F&B의 홍삼 브랜드 ‘천지인’은 지난해 220억원이었던 매출을 올해 330억원으로 대폭 늘려 잡았다. 어린이 제품을 강화하고, 소포장 제품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네이처바이 진생업’ 브랜드로 홍삼 시장에 뛰어든 오뚜기는 현재 오뚜기 전용 인터넷쇼핑몰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의 유통 채널을 더욱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홍삼전문 기업인 ‘천지양’은 지난해 12월 홍삼 업체로는 처음으로 사모투자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자금력이 탄탄해진 점을 활용해 올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홍삼 기업이 ‘6년근 홍삼’을 주원료로 사용한 데 비해 저렴한 ‘4년근 홍삼’을 사용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에 맞춰 4000원짜리 홍삼 음료 ‘한뿌리’를 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 늘어 선방했다.

 2010년 홍삼시장에 뛰어든 풀무원건강생활은 올해 홍윤생 등 2개 제품을 4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도 지난해 12월 유통업체 최초로 자체상표(PL) 홍삼을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관장보다 35% 저렴한 가격이 무기다.

 부산·영남권에 11개의 점포를 운영하던 신흥업체 진삼가는 수도권에 매장을 준비 중이다. 오는 25일 경기도 분당에 점포를 열며, 확정된 4개 점포 등 30개 점포를 올해 수도권에서만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정관장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홍삼에 다양한 기능을 더한 제품으로 올해 국내 매출 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9.3% 늘어난 8000억원으로 잡았다. 뉴욕에 홍삼을 체험할 수 있는 카페형 매장을 올 상반기 내 열고, 인도네시아·터키·러시아·중동에도 수출을 늘리는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이기로 했다. 외국에서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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