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인질극 진압 … 20명 행방 아직 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알제리 가스전 인질극이 인질 최소 25명 희생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은 채 막을 내렸다. 알제리군의 무리한 구출작전과 테러범들의 보복 살해가 이어진 결과다. 현장에 있던 외국인 20여 명의 행방이 아직 묘연해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20일 알제리 엔나하르 TV를 인용해 알제리군이 작전 종료 뒤 가스 시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인질 25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16일부터 알제리 남동부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가스시설에서 벌어진 인질극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질 25명, 테러범 32명 등 모두 57명으로 집계됐다.

 알제리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알제리 특수부대는 전날 인아메나스에 있는 천연가스 시설에서 마지막 구출작전을 펼쳐 테러범 11명을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테러범들이 인질 7명을 추가 살해했다. 알제리 정부는 최종적으로 알제리인 685명과 외국인 107명을 구출해냈다고 밝혔다. 17일 군사작전을 시작한 알제리군은 테러범들이 가스시설에 불을 질러 폭파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 최후 공격을 전격 실시했다고 SPA는 설명했다. 또 알제리 특수부대가 거리를 좁혀오자 인질범 잔당들이 잡고 있던 인질들을 보복 처형했다고 덧붙였다.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외국인들은 상당수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에너지회사 JGC는 일본인 직원 10명과 외국인 직원 7명이 아직 행방불명 상태라고 밝혔다. 인질로 잡혀 있다 풀려난 한 알제리인은 “ 일본인 인질 9명을 처형하는 것을 보았다”고 20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트오일도 직원 5명의 안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며칠 안에 비극적인 소식이 들려올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BP가 밝힌 실종자 숫자는 4명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0일 실종됐던 영국인 6명 가운데 3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3명도 숨진 것 같다고 확인했다.

유지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