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수익률 9.3% …‘애물단지’일본 펀드의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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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수년간 원금을 까먹으며 애물단지 노릇을 했던 일본 펀드의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순자산 10억원 이상인 일본 주식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9.3%로 해외주식펀드 중 가장 높았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1.2%에 그쳤다. 3개월 수익률 역시 일본 주식펀드가 18.3%로 최고였다.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7.9%)의 두 배를 넘는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북미주식펀드는 2.8%, 유럽 주식펀드는 6.9%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국내에서 판매된 일본 주식 펀드 가운데 3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KB스타재팬인덱스(주식-파생)’로 28%의 수익을 거뒀다. ‘미래에셋재팬인덱스’ 펀드가 25%로 뒤를 이었다.

 일본 주식펀드는 중국펀드와 더불어 국내 투자자의 골칫거리였다.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한 해 수익률이 -40%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까지만 해도 5년 수익률이 반 토막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아낌없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아베 노믹스’ 효과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며 일본 증시가 달아올라서다. 지난해 10월 15일 8577.93이던 닛케이 지수는 지난 15일 1만879.08이 됐다. 석 달 만에 27% 급등한 것이다. 일본 펀드의 3년 수익률은 -2.6%, 5년 수익률은 -38%로 여전히 원금을 크게 까먹고 있다. 그러나 최근 1년간은 18.3%를 기록해 수익률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다만 원화가 강세여서 환율 영향에는 유의해야 한다. 일본펀드 가운데서도 환 헤지가 되지 않는 펀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처진다. 헤지를 하지 않는 ‘삼성코덱스 재팬 상장지수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3.7%, ‘프랭클린템플턴재팬자(UH)’ 주식은 2.2%에 그쳤다.

 전문가는 당분간 아베 효과가 지속되면서 일본펀드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박형중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정권 초기여서 정책 추진력이 높고,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기를 부양하려는 의지도 강하다”며 “상반기까지 정책 효과가 지속되면서 엔화 약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과 더불어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도 지난해 말부터 강세다. 각국의 돈 풀기와 미국 재정절벽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쏠려서다. 중국펀드와 브라질펀드는 1개월간 각각 5.12%와 5.4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대로 지난해 강세였던 해외 채권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에 그쳤다. 인기 높았던 해외 고수익(하이일드) 채권펀드 수익률도 1.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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