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세이커스 송영진 '거물' 예감

중앙일보

입력

"진정한 23번이 되겠어요."

송영진(23.LG세이커스)은 자신의 꿈을 이렇게 말한다. 그가 세이커스에 입단하며 요구한 번호는 23번, 중앙대 시절 자신의 백넘버였다.

"농구 선수라면 누구나 선망의 대상 아닐까요. 마이클 조던 말예요."

소년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얼굴. 하지만 그의 플레이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지난해 10월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세이커스에 낙점된 송선수는 지난 7일 SK 나이츠와의 잠실 경기에서 팀내 최다인 25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송선수는 삼보 엑써스와의 개막 경기에서 15점.4리바운드, 코리아텐더 푸르미와의 2차전에서는 21득점·4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김태환 감독을 푸근하게 만들었다.

"걱정은 안했어요. 어차피 영진이는 해왔던 자리에서 플레이를 하는 거고 잘해오던 선수잖아요."

김감독의 그 여유가 7일 경기 후엔 굳은 믿음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송선수에겐 바로 그 믿음이 걱정이다.

"개막 전까지도 걱정 안하고 있었는데 이제 슬슬 걱정이 되네요. 규섭이 형(썬더스 이규섭)과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송영진은 지난 시즌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해 팀 우승과 함께 신인상을 받은 이규섭과 비슷한 체격에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다. 둘다 1m98㎝의 키에 화려한 골밑 플레이를 즐기고 리바운드 능력도 뛰어나다. 오히려 이규섭보다 활동범위가 넓다는 평도 받는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나이츠전에서 내·외곽을 오가며 골밑.미들.3점슛을 골고루 뿜어냈다. 세이커스의 팀컬러인 '빠르기'에도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송선수는 중앙대 시절 1년 후배 김주성과 콤비를 이뤄 '한기범-김유택'이후 최강이라는 칭찬과 함께 모교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는 올여름 동안 몸무게를 무려 10㎏이나 늘렸다. 파워를 향상시켜야 한다는 김감독의 주문 때문이었다.

가장 유력한 신인상 후보인 줄 아느냐고 묻자 피식 웃기만 한다. 일생에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기회를 그도 놓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신인상이 팀 성적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다.

"기필코 팀을 정상에 올려놓고 말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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