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플] '컴퓨터 명의' 미래이넷 한동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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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이 자신의 모니터에서 마우스가 저절로 움직이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걸 보고 영화의 한 장면 같다며 감탄합니다.그땐 저도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죠."

미래이넷(www.as25.co.kr) 한동문(36) 씨의 직책은 CE(Computer Expert) . 생소한 명칭만큼이나 하는 일도 색다르다.

PC를 사용하다 문제가 생긴 회원이 인터넷에 접속해 도움을 요청하면 실시간으로 상담에 응한다.

간단한 문제라면 채팅이나 인터넷 전화로 설명해 회원이 직접 고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복잡한 경우에는 원격으로 회원의 PC에 접속해 직접 문제를 해결해 준다. 한마디로 사이버 컴퓨터 주치의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15명의 CE가 3교대로 24시간 근무해 지금까지 5만건 이상 상담을 했다.

여러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유머에서나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상황도 많이 벌어진다. CD롬 드라이브가 나오는 걸 보고 "컴퓨터에 찻잔 받침대가 있다"며 감탄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마우스를 제어하겠습니다'라는 안내말에 "우리집엔 쥐같은 거 없다"며 펄쩍 뛰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문제를 해결해 주고 난 뒤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마다 다시 힘이 솟는다.

"한번은 대학원생이 졸업논문을 다 써 놓고 제출하려는데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며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해 왔어요. 제가 원격 접속해서 내용의 90% 정도를 복구시켜 주었고, 그 분은 무사히 학위를 받았지요."

한 CE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워야겠지만, 필요할 경우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게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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