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두지 않고 특임장관실 폐지 … 당선인에게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가 경제·사회(복지) 부총리를 만들지 않는 대신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ICT(정보통신기술)부 등 최소 3개 정부 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지난 주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했다. 개편안에는 특임장관실 폐지 도 포함돼 있다. 다만 ICT부를 신설할 것이냐 아니면 위원회로 할 것이냐를 놓고 막판 조율 중 이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14일 “지난 주말 서울 통의동 박 당선인 집무실에 정부조직 개편 시안(試案)이 전달됐다”며 “ 특임장관실은 폐지하고, 경제 부총리나 복지 부총리도 만들지 않는 방향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인수위 주변에선 국내외 경제위기에 대응하고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복지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두 명의 부총리를 두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경제위기 대응은 기존의 경제 부처에서, 복지정책은 복지부 외에 국무총리실 산하에 신설되는 컨트롤 타워 격인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총괄 조율해 추진하도록 했다.

 과학기술 연구·기획뿐 아니라 일자리와 신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기초·응용분야 연구개발(R&D) 예산정책 수립을 비롯해 기존 교육과학기술부·국가과학기술위원회·지식경제부·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흩어져 있던 유관 업무를 이전받을 것으로 보인다. ICT부는 현행 방송통신위원회 기능을 담당하게 돼 방통위는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해양수산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됐다가 5년 만에 부활을 앞두게 됐다.

 반면 이명박 정부가 신설한 특임장관실은 5년 만에 다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한때 무임소(無任所)장관·정무장관으로 불렸던 특임장관실은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됐었으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10년 만에 복원시켰다.

 박 당선인에게 보고된 시안대로 정부조직 개편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현재 15부·2처·18청의 중앙정부 조직은 18부·2처·18청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ICT부가 기존 방통위 형태를 유지할 경우 부처의 수는 15부에서 17부로 늘어나게 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부처 간에 흩어져 있던 유사한 기능들을 각각의 담당 부서로 일원화해 업무 추진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오는 18일 새누리당 지도부, 정부·청와대 관계자들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정부조직 개편안을 조율한 뒤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조각(組閣) 인선 과정 등을 감안할 경우 1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이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