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수익 과장광고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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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형 부동산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주택업체들이 '수익률 마케팅'에 한창이다. 유례없는 초저금리 시대에 갈 곳 없는 뭉칫돈을 끌어들이기 위해 소형 오피스텔.주상복합아파트나 상가 등을 분양하면서 "연간 18~21%의 투자수익률 예상(보장)" 등의 구호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업체들이 제시하는 수익률이 정도가 지나쳐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나름대로 투자비.월 수입.이자 등을 꼼꼼히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과장된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H건설은 서울 강남권에서 원룸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연간 21.3%의 투자수익률을 제시했다. K건설이 역시 강남권에 내놓은 주상복합아파트 수익률을 연 18.3%로 내놨다. 서울 도심에서 분양 중인 테마상가도 대부분 연간 20% 이상의 투자수익이 보장된다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제시한 수익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데 있다. 강남권 A아파트의 경우 회사 측은 15평형을 분양받았을 때 은행 대출로 분양가의 70%를 대고 입주 후 수입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 75만원을 받는 것으로 계산해 연간 21.3%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계산에는 완공 후 내야 하는 취득.등록세가 투자비에서 빠져 있고 임대소득세도 지출로 잡혀 있지 않다. 따라서 엄격하게 수익률을 계산하면 실제투자비는 분양가(1억1백64만원)에서 대출금(70%)과 보증금을 뺀 2천49만원이 아니라 취득.등록세를 포함한 2천6백39만원인 셈이다.

지출에도 임대소득세를 포함해야 한다. 임대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연간 9백만원의 임대수입 가운데 월 3만원 정도(연간 36만원.4인 가족 기준)를 지출해야 한다.

다른 소득이 있다면 합산과세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은 커진다. 이 같은 요인을 감안하면 이 아파트의 예상수익률은 회사가 내놓은 예상임대료를 그대로 적용하더라도 연 15.2%가 된다. 게다가 재산세나 기타 임대관리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입주 때 임대시세가 오르면 투자수익률은 올라가고 소형아파트를 샀을 경우 5년 이내 되팔면 양도세가 면제되는 것은 큰 장점이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수익률이 다소 과장되기는 했지만 임대만 된다면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된다.

그러나 상가는 위험요소가 훨씬 많다. 상권형성 여부도 문제인데다 임대료도 예상하기 어렵다. 인터원컨설팅 원창희 사장은 "상가투자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주거용 상품과 달리 임대수요가 한정돼 있다는 점을 지나쳐선 안된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hs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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