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우즈 영입에 나선 주니치의 오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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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MVP가 일본에서는 연습생(?).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외국인선수 타이론 우즈(33) 영입에 나선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가 실력 테스트를 요구해 국내 야구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우즈에 대한 선수 신분조회를 요청했던 주니치는 공문을 통해 트라이아웃(try out)을 실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트라이아웃이란 프로구단들이 실력을 알수 없는 연습생들을 뽑을 때 흔히 실시하는 이른바 모의시험이다.

국내 구단들은 매년 11월이면 신인 드래프트에서 탈락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실시해 연습생 몇 명을 뽑고 외국인선수 영입 첫 해였던 97년과 98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KBO 주최로 8개구단이 용병들을 선택했었다.

우즈 역시 KBO 주최의 트라이아웃을 통해 한국야구에 진출한 선수지만 이미 4년전의 이야기다.

우즈는 98년 데뷔 첫 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것을 비롯해 2001년 올스타전 MVP, 한국시리즈 MVP 등 국내프로야구 최초로 'MVP 트리플 크라운'을 이룩했다.

그런 우즈를 놓고 올시즌 센트럴리그 5위에 그친 주니치가 실력 테스트를 하겠다는 것은 오만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선동열, 이상훈, 이종범, 정민철, 구대성 등이 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다 일본으로 진출했지만 트라이아웃을 받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우즈는 비록 국적이 미국이지만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자리잡았다.

이미 98년 겨울에도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우즈에 대한 영입의사를 밝힌 적이 있었고 올 해 한국시리즈 기간에는 주니치가 타격코치를 파견해 기량을 면밀히 검토할만큼 일본에도 기량이 잘 알려져 있다.

본인 스스로가 연봉을 많이 주는 일본으로 가겠다면 어쩔수 없지만 한국시리즈 MVP를 놓고 실력테스트를 하겠다는 주니치의 발상은 본인에게는 물론 국내 프로야구인들에게 심한 불쾌감을 안겨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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