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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비수도권팀 이동거리 격차 최대 66% … 경기력에 영향 큰 만큼 중요하게 평가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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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단의 이동거리는 경기력과 깊은 함수관계가 있다. “이동하는 거리가 멀수록 컨디션 조절이 힘들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선수와 팬들은 불만을 터트린다. 전북이냐, 수원이냐의 갈림길에 선 10구단. 과연 어느 곳을 선택하는게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데 바람직한 조합이 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북으로 10구단이 올 경우 구단별 경기력 형평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분석센터 김세형 박사팀이 ‘10구단 체제에서 각 구단별 이동거리와 경기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김 박사팀은 10개 구단의 총 경기 숫자를 162경기로 설정하고 각 구단별 이동거리를 계산했다. 각 팀은 다른 1개팀과 홈 9경기,원정 9경기를 치르게 된다.거리 계산은 홈 구장을 출발해 원정구장에 도착, 3연전을 치른 뒤 다시 홈구장으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통계를 냈다.

 전북이 10구단이 될 경우는 수도권 4개팀, 비수도권 6개팀 체제가 된다.각 구단의 평균 이동거리는 비수도권팀 1만2162㎞, 수도권팀 1만967㎞가 된다. 비수도권팀이 10% 정도를 더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수원이 10구단으로 참여하게 되면 수도권 5개팀, 비수도권 5개팀으로 나뉘게 된다.이 경우 비수도권팀의 평균 이동거리는 1만3116㎞인데 반해, 수도권팀의 이동거리는 9728㎞에 불과했다. 비수도권팀은 수도권팀보다 연간 3388㎞(34%)를 더 움직이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김세형 박사는 “프로야구 정규시즌에는 홈팀의 승리비율이 원정팀 승률보다 3.95%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한국 프로야구에서 데이터마이닝을 이용한 홈경기 효과에 관한 연구, 2008, 단국대). 이처럼 원정팀이 4% 가까운 핸디캡을 안고 있는데, 이동거리 격차마저 크게 벌어지면 비수도권팀은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셈이 된다”고 밝혔다.

 성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팀도 수도권팀과 비수도권팀의 이동거리 격차가 최대 66%(LG 5538㎞, 롯데 9204㎞)나 될 만큼 심각하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김 교수팀은 지난해 8월 133경기를 치른 2012 시즌 경기 일정표를 자료 삼아 각 팀별 이동거리를 분석했다.

 구단별 이동거리 격차는 각 팀의 경기력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궁극적으로는 승패와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때문에 프로야구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각 팀의 이동거리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중론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10구단 심사 때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한화 등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뛴 바 있는 스포츠애널리스트협회 전근표 사무총장은 “야구팬들의 오랜 바람이자 숙원이었던 10구단 창단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큼 반가운 일”이라며 “경기력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구단별 이동거리 문제를 이번 심사에서 중요한 항목으로 평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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