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초등학교 흔든 ‘강남스타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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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학생들이 트리부반 아덜샤 초등학교 도서관의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책 500여 권과 옷·학용품 등 1200여 점도 전달했다. [김방현 기자]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네팔 파핑 지역에 있는 ‘트리부반 아덜샤 초등학교’ 3학년 교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파핑 지역에는 3만여 명이 거주한다.

 이 학교 3학년 학생 20여 명은 한국어를 배우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강사는 한국에서 온 단국대 해외봉사단 소속 대학생들이었다. 대학생 강사가 ‘I love you’ 하면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방식의 수업이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로잔 발라미는 “네팔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언어를 배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단국대 재학생으로 구성된 해외봉사단은 이 학교에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6일 동안 봉사활동을 펼쳤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 500여 명에게 한국어와 과학·미술·체육·레크리에이션 등을 지도했다. 학생들은 5명씩 조를 편성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식을 전수했다.

 김두헌(24·환경원예학과 3) 학생은 “교육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나라의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의미가 컸다”며 흐뭇해했다. 이 학교에는 컴퓨터실이나 도서관 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학생봉사단은 이 학교 도서관도 리모델링했다. 창고처럼 방치돼 왔던 도서관(66㎡) 내부 벽에 페인트칠을 한 뒤 그림도 그렸다. 한국에서 구입해 간 책 500여 권과 옷·학용품 등 1200여 점도 전달했다. 바스넷 교장은 “한국 대학생 봉사단이 해마다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봉사 마지막 날인 29일 이 학교 전교생과 주민들을 위해 잔치를 열기도 했다. 잔치에서는 봉사단과 현지 학생들이 함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었다. 봉사단장인 단국대 경영학과 박승환 교수는 “학생들이 나눔의 가치를 체험하며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 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는 2007년 몽골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해마다 동·하계 방학을 이용해 몽골·베트남·네팔 등에 해외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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