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1193대 방화하고 새해 맞은 프랑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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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차량이 방화로 불타고 있다. [스트라스부르 로이터=뉴시스]

차량 방화로 새해를 맞이하는 ‘프랑스식 전통’이 또 한번 이어진 가운데 발생 건수 공개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의 마뉘엘 발스 내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31일 프랑스 전역에서 1193건의 차량 방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새해 전날 차량에 불을 지르는 것이 일종의 사회 현상처럼 돼버렸다. 1990년대 동부 지역의 스트라스부르에서 빈곤층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후 전국으로 퍼졌다.

 프랑스 정부가 발생 건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3년 만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2009년 1147건의 차량 방화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것을 끝으로 2년 동안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연쇄적인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출범한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는 방화 건수를 숨긴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 이에 따라 연말 상습 방화 구역의 경비를 강화하는 동시에 방화 발생 건수까지 발표하게 됐다.

 일각에선 이번 결정이 실수라는 목소리를 냈다. 사르코지가 속한 제1야당 대중운동연합(UMP)은 “차량 방화 건수 공개가 청소년들에게 비슷한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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