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에 엇갈린 희비…대치 지고 반포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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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집값은 학원 나름?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과 신흥 인기주거지역으로 떠오른 반포동. 이들 두 곳의 집값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입시 시험이 쉬워지면서 입시학원이 모여있는 대치동의 부동산 시장은 추락하는 반면 유명 어학원이 자리한 반포동의 집값은 주택경기 침체기에도 강세를 띠고 있습니다. 외고나 과학고 국제중·고 등 특목고 입시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가 많아지면서 반포동 어학원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31일 오전 서초구 반포동 미도아파트 인근 공인중개 사무소. 전세물건을 찾는 수요자들의 문의 전화가 쉴새 없이 밀려들고 있었습니다. 반포 고속버스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 지하철 3·7호선 고속터미널역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교육여건이 좋아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설명합니다.

이 아파트 반경 300m 안에는 10곳 가량의 어학원들이 몰려 있습니다. 자녀의 특목고 진학을 희망한다는 김모씨는 "아이가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지만 특목고를 준비하기 위해선 회화, 독해 등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학부모들이 요즘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 반포동 어학원이다"고 말했습니다.

반포동 올 초보다 전셋값 3000만원 올라

특히 어학원 주변 아파트의 집값이 강세를 띄고 있습니다. 반포 미도, 두산힐스빌 아파트 등입니다.

반포동 A공인 관계자는 "초·중고생 대상 어학원들이 많이 모여있는 만큼 어린 자녀가 있는 가구나 신혼부부 수요가 꾸준히 찾는다"며 "때문에 반포 미도, 두산힐스빌 아파트 등은 올 하반기들어서도 꾸준히 강세를 보일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들 아파트에는 매물도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총 1200여가구에 달하는 반포 미도 아파트에는 전세 물건이 30여개에 불과하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형의 매매가는 현재 6억8000만~7억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습니다. 같은 주택형의 전세가도 3억8000만원 이상 호가합니다.

B공인 관계자는 "올 초보다 전셋값은 3000만원 이상, 매매가도 1000만~3000만원 뛴 상태"라며 "물건이 많지 않아 가격대가 맞으면 바로 계약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대치동 일대는 폐업하는 학원이 늘어나면서 아파트는 물론 원룸 임대 시장도 적잖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올 들어 대치동 학원 10곳 중 3곳 폐업했을 정도로 학원시장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치동 M공인 관계자는 "대치동 원룸 수요의 70~80%를 차지하던 학생수요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대치동 원룸 4000가구 가운데 30% 가량이 빈집으로 남아있을 정도"라며 "집주인들은 보증금을 6000만~7000만원 가량으로 올리는 대신 월세를 파격적으로 깎는(10만~20만원) 등 세입자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세시세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전셋값이 4억원에 육박했던 은마아파트 전용 76㎡형의 전셋값은 현재 2억8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습니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예전같았으면 방학기간에 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많이 올랐을테지만 요즘은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뜸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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