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빛낼 스타] ⑮라울 곤살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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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나를 엘니뇨(소년)라 부르지 말라.'

스페인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라울 곤살레스(24.레알 마드리드)는 내년 한일월드컵에서 그간 자신을 따라다녔던 소년의 이미지를 벗고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도약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92~93시즌 15세의 나이로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 94년 정식으로 프리메라리가에 데뷔한 라울은 98-99시즌과 2000-2001 시즌에 득점왕을 차지했고 지난 2월리그 현역선수 최다골(113골)을 작성한 명실상부한 스페인축구의 최고스타. 하지만 라울은 스페인이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16강진출에 실패한데 이어 우승후보로 꼽혔던 지난해 유럽선수권에서는 4강문턱에서 프랑스에 발목이 잡히는 등 두차례 악몽'을 겪으면서 아직 빅매치에서 팀의 승리를 책임질 슈퍼스타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라울은 특히 유럽선수권 예선 8경기에서 10골을 잡아내는 가공할 득점력을 자랑했지만 프랑스와의 본대회 준준결승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인저리타임때 페널티킥을 실축해 `역적'으로 몰렸던 아픈 기억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한일월드컵은 라울이 스페인의 스타에 머물 것인지, 세계의 스타로 도약할 것인지를 결정지을 시험대인 셈이다.

180cm, 68kg의 체격에 공격형 미드필더와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라울은 19세 때인 지난 96년 10월 체코와의 프랑스월드컵 예선에서 처음 대표로 출전하면서부터 단숨에 스페인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떠올랐다.

스트라이커로서 크다고 할 수 없는 체격이지만 빠른 발과 정교한 볼컨트롤 능력을 갖춘데다 위치선정 감각과 골결정력까지 겸비한 라울의 등장에 언론은 50년대 스페인 최고의 스트라이커 알프레도 디스테파뇨의 대를 이을 재목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 나이의 다른 선수들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문전에서의 침착성과 경기의 흐름을 읽는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라울은 한일월드컵 유럽예선 7조 8경기에서 4골을 잡아내며 스페인이 무패(6승2무)로 본선에 직행하는데 일조했다.

소속팀 내에서 지네딘 지단(프랑스), 루이스 피구(포르투갈)와 함께 `공격 3인방'으로 꼽히는 라울이 내년 월드컵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세계의 스타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본명= 라울 곤살레스(Raul Gonzalez)
▲생년월일= 1977.6.27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체격= 180cm, 68kg
▲포지션= 공격수
▲A매치 데뷔전= 96년10월9일 체코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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