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유나이티드 항공 굿윈 회장

중앙일보

입력

"미국 2위인 유나이티드항공(UA)이 내년에 망할 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이렇게 말했다. UA의 회장 겸 CEO 제임스 굿윈(57.사진)은 최근 최근 10만여명의 직원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우리 회사는 지금 75년 역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다. 이 상태가 조만간 멈추지 않는다면 내년에 파산할 수도 있다."

이같은 편지 내용이 알려지면서 17일(현지 시간)이 회사 주가는 10%나 폭락했다. 굿윈은 테러사태 전에도 이미 안좋았던 회사 사정이 테러 이후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UA가 지난 3분기에 약 10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며, 다음 분기에는 적자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은 UA가 다른 항공사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한다. 출장 등 기업인 승객이 많았던 탓에 경기 불황의 몸살을 더 많이 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 회사는 고질병인 노사문제도 안고 있다. UA는 1994년 7만5천여명의 직원들이 회사 지분 55%를 인수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종업원 지주회사가 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직원들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경영진과의 마찰이 자주 빚어졌다.

지난해 여름에 발생한 조종사들의 태업은 임금을 28%나 인상하는 걸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들은 이번 굿윈의 편지가 노조를 겨냥한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2년전 CEO자리에 오른 이후 노조에 휘둘려온 그가 이번 경영위기를 계기로 임금을 깎으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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