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라크에 분당 규모 건설 계약 … “제2 중동붐 일으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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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서 한화건설과 협력사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한화그룹]

올 5월 30일 이라크 바그다드에 위치한 이라크 총리 공관. 이곳에서 한국 해외건설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 수주가 성사됐다. 김승연(60) 한화그룹 회장과 누리 카밀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80억 달러(약 8조6000억원)에 이르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본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사업성 검토로부터 2년, 투자협약(MOA) 체결로부터는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룬 성과였다. 해외건설협회는 이날 본계약 체결로 우리나라 해외건설 누적수주액이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화건설이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25㎞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 1830만㎡(약 550만 평) 부지에 경기 분당 규모의 신도시를 7년간 조성하는 공사다.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다. 단일 건설사가 10만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의 설계·조달·시공을 일괄수행하는 ‘디자인 빌드’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 또한 세계 건설 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한화건설이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 핵심 요인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의지였다. 김 회장은 이라크 전쟁이 끝나기 전인 2009년 “미국이 이기면 대규모 전후 복구사업이 잇따를 것”이라며 한화건설에 준비를 당부했다. 지난해 4월 이라크 총리가 방한했을 때는 헬리콥터를 띄워 한화건설이 인천에 짓고 있는 1만6000가구 규모 신도시 ‘인천 에코메트로’를 둘러보게 했다.

현재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은 세부공사 설계 및 본공사를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베이스캠프 건설이 완료됐다. 한화건설 및 협력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인원이 파견돼 부지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 다. 본격적인 공사는 내년초에 시작한다.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국내 중소 협력사들과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중동에 진출, 제2의 중동붐과 더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연인원 50만 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위기 극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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