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식지 않는 선양의 축제 열기

중앙일보

입력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로 달아오른 중국 제1의 축구도시 랴오닝(療寧)성 선양(瀋陽)시의 축구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 7일 오만전 승리로 중국은 이미 본선행을 확정했지만 카타르와의 일전이 벌어진 13일에도 `그날의 감동'을 이어가기 위한 축구팬들로 온 도시가 축제분위기로 물결치고 있는 것.

중국의 열성 축구팬들은 이날 경기장에 먼저 입장하기 위해 전날부터 우리허(五里河) 경기장 주변에 전날부터 진을 쳤고 선양시 중심가에 위치한 경기장으로 향하는 `청년의 거리' 등 주요 도로는 오전부터 북적이기 시작했다.

또 경기장 입장권은 이미 오래전에 동이 났고 600위안(약 10만원)이나 하는 A석티켓이 암표상들에 의해 고액 봉급자 한달치 월급의 절반이 넘는 2천위안(약 34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 94년 프로축구 출범 후 10차례나 우승을 거머쥔 랴오닝(療寧) 팀을 포함, 2개의 프로구단을 갖고 있는 선양 축구팬들의 열기는 경기장에서도 이어졌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입장하기 시작한 축구팬들은 일찌감치 응원을 시작했고 중국대표팀 선수들이 그려진 대형 걸개그림과 `심양에서 세계로' 등의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관중석을 돌기도 했다.

또 한국의 `붉은악마' 격인 중국대표팀 서포터도 흰색과 빨간색 옷으로 `V'자를 그려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경기전 선수들이`국민들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트랙을 돌자 5만8천석 규모의 경기장을 발디딜 틈 없이 메운 6만여 관중들이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승리를 자축하는 흥분된 분위기는 가시지 않았다.

경기장 밖으로 나온 일부 팬들은 공안당국의 삼엄한 경비에도 아랑곳없이 버스출구에 길게 늘어서 선수들을 기다렸고 운동장 주변 곳곳에서는 끊임 없이 폭죽이 날아오르는가 하면 오성홍기를 매단 트럭과 오토바이 행렬도 밤늦게까지 거리를 누볐다. (선양=연합뉴스) 김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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