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장항동 '해피 숍' 화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행복을 함께 나누는 '해피 숍'으로 오세요. "

13일 오후 일산 신도시 장항동 청원건설 모델하우스 2층. 1백여평 크기의 '해피 숍' 매장에서 30, 40대 대한적십자사 주부 자원봉사자 12명이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의류.완구.문구.신발.주방용품.인테리어 소품 등 3천여점의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이곳은 백화점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벽에는 '수익금은 모두 소아암 어린이 치료를 위해 사용됩니다'는 문구가 적혀 있어 여느 매장과 다르다. 진열된 물품 대부분은 새 제품이지만 더러 재활용품도 섞여 있다.

'해피 숍'은 내게 덜 필요한 물건을 기증하고 이를 사주는 인정을 통해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마련된 매장이기 때문이다.

이 매장은 고양.파주 백혈병 소아암 후원회와 대한적십자사 고양봉사회 회원들이 집안이 가난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백혈병 등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지난해 12월 23일 문을 열었다.

진열된 물건은 인기 연예인들과 지역 주민들이 기증한 것이며 시중가보다 30~50% 싸게 판매되고 있다. 매장은 건설업체 측이 모델하우스 일부 공간을 무상 임대해준 것이다.

진열된 물품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그룹 '윤도현 밴드' 멤버들이 사인해 기탁한 고급 통기타. 가장 인기가 높은 이 악기는 행사 마지막날인 오는 23일 경매에 부쳐 최고 가격을 써낸 사람에게 판매된다.

디자이너 이신우씨가 기증한 신발.가방.숄을 비롯해 국전 서예 대상자 강선구씨의 서예 2점, 운석 전문수집가인 김동섭 박사가 내놓은 별똥 운석 5점 등도 있다.

뿐만 아니라 14일 오후 6시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 작가 홍세화씨가 매장에서 '세계 속의 미국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18일에는 청소년 벼룩시장도 열린다.

신욱희(申郁熙.44) 소아암 후원회장은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기증받아 싼 값에 주민들에게 판매해 이익금으로 치료만 받으면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영세민 가정의 소아암 환자들을 돕기 위한 매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최 측은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감안해 앞으로 매년 이같은 행사를 열기로 했다. 031-908-6242.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