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인간이 되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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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랜 진통이었다. 끝내는 지나야 할 과정이었기에 수모해 온 지난날 광란의 행각 속에서나마 그래도 자신을 차분히 달래어 왔다. 문학 이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 보겠다고 어설프게 다짐해 온 그간 가지가지의 감회가 와중처럼 몰려든다. 가난의 슬픔은 견뎌도 모멸의 설움은 견디지 못한다고 타일러 주시던 어머님의 가슴을 아프게 울려오던 불효한 자식. 이제 이 조그마한 영광을 드립니다.
그나마 지각을 다져 물고 카랑히 버티어 온 나의 아픈 영역을 이제 나대로 차분히 찾고 싶을 따름입니다.
한국이 존재하였기에 우리 고유의 시조가 탄생하였고 한국이 존재하는 한 힘찬 명맥을 이어 나가야 할 시조가 지금은 서자처럼 가냘프게 버림받아 온 원인과 이유를 스스로 묻고 싶다.
아무튼 저를 키워 주신 이우출, 이태극 양 선생님께 심심한 사의와 저를 평가해 주신 심사 위원 선생님께 아울러 인사를 드리며…녹향 주변의 여러 친우들, 황토 동인 여러분과 도형, 유형, 박형! 우리 모두 내일을 위해 축배의 잔을 나눕시다.

<전력>
▲1945년 경북 이성산 ▲62년 「시조 문학」 추천 ▲대구 교육 대학 휴학중 ▲현재 「황토」 시조 동인·경북 예총 회원 ▲주소=대구시 신천동 2구 38반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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