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의 화제작 '봄을 전하는 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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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프랑스 영화라면 '봄을 전하는 제비(Une hirondelle a fait le printemps)'일 것이다. 크리스티앙 까리옹 감독의 첫번째 장편영화로 의외로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 구도를 가진다.

파리에서 소위 잘나가던 상드린(마띨다 세네르)이 여러해 전부터 자신의 꿈이라고 여겼던 농장을 구입하여 염소 젖으로 치즈나 만들 계획을 차근차근 수행한다. 하지만 농장의 이전 소유주인 아드리앙(미셀 셔로)는 목장을 팔때 필요한 기술 이전을 약속했지만 도시출신, 더군다나 상드린이 여자란 점이 마음에 들지않아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이 영화의 결말이라고 해야 우여곡절 끝에 둘사이의 불신이 없어지고 상드린이 제대로 농장에 정착하게되는 '전원일기'식의 내용이다. 이런 간단한 이야기로 프랑스에서 2주 동안 백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해 최근 개봉한 다른 여러 화제작들 사이에서 가장 좋은 흥행성적을 보였다.

감독 자신이 농업학교 출신에 프랑스 농산부에서 근무한 특이한 경력과 가족 분위기(Un air de famille)의 감독이었던 세드릭 클라피시의 조감독 출신이라는 다양한 이력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구석구석 눈에 보이는 헛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단순히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 - 세네르와 세로가 그려낸 "어쩌면" 완벽해 보이는 전원생활을 그린게 아니라, 이제는 사양 산업으로 치부되버리는 1차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법 - 컴퓨터와 인터넷 이용 - 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얻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주위에서 스쳐지나갈 수 있는 문제를 단순히 넘겨버리지 않고 사회 이슈와 시켰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올해 73세인 미셀 셔로는 최근 한국에서 개봉한 '벨페고 - 루브르의 유령(Belphegor - Le fantome du Louvre)'에서도 형사 베르락으로 출연한 배우로, 30년 가까이 조연으로 머물다가 비교적 최근(정확히 말하면 79년 'La cage aux folles')부터 주연으로 발탁되었다. 3번의 세자르상이 말해주듯이 미셀 셔로는'봄을 전하는 제비"에서도 노련한 연기로 많은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이끌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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