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합격 전략 ⑦ 자연계 정시모집 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

올해 자연계열은 언어, 수리 가, 외국어를 합산한 표준점수 최고점이 407점으로 전년 대비 1점 상승했다. 과탐의 난도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전체적인 점수 분포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자연계 수능 응시자가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축소됐기 때문에, 올해 자연계열 경쟁 구도는 전년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가장 큰 변수는 수시모집 미등록으로 인해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 수와 수능 고득점자가 수시모집에 합격해 빠져나가는 비율이다. 수시 추가 모집이 완료되는 12월 20일 이후에 이월 인원이 발표된다. 지원대학·학과의 정시모집 최종 선발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시점이면 수능 고득점자 중 수시모집에 합격해 정시모집에 지원하지 않는 비율도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서울대 정시모집 인원 축소로 인한 연쇄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서울대의 정시모집 인원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서울대의 경쟁률과 합격선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연·고대와 서울대에 동시 합격한 학생들이 서울대로 빠질 수 있는 길을 좁힘으로써 연·고대의 추가합격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고려대가 2013학년도 정시모집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변경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고려대가 우선선발에서 언어 영역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계 상위권에서 언어 영역의 점수가 좋지 않은 학생은 고려대로 몰릴 수 있다. 반면 언어 영역의 점수가 좋거나 영역별 성적이 고른 학생은 연세대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올해 의·치·한의대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체 정원이 소폭 늘어났고, 향후 의학전문대학원 폐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의대 지원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소재의 합격선이 높은 의대의 경우 수능 4개 영역 표준점수 합(탐구 2개 과목 평균)으로 540점 이상이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지방 의대는 530점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예과는 최근 합격선이 하락하는 추세다. 의학전문대학원의 폐지로 화학생명공학부·생명과학부도 합격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 학과들은 지난해 합격선과 비교해 점수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소신지원으로 합격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처럼 상위권 학생들이 하향·안전 지원을 많이 하게 되면 중·상위권에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수리·과탐의 비중이 높지만, 중위권 대학에서는 수리·과탐뿐 아니라 외국어의 반영 비율도 높은 대학이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동국대·숭실대는 외국어 반영 비율이 35%이고, 건국대·단국대·서울시립대·아주대는 외국어 영역을 30% 반영한다. 상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표준점수를 반영하지만, 중위권 대학에서는 표준점수 반영 대학과 백분위 반영 대학이 섞여 있다. 따라서 표준점수와 백분위에 따른 유불리도 따져봐야 한다.

 올해 자연계에서 ‘수리 나+과탐’ 선택자가 늘어났다는 점도 변수다. 인문계 학생 중에 자연계로 교차 지원을 하는 학생들까지 감안한다면 수리 가·나 동시 반영 대학·학과들은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수리 가 응시자는 가능한 한 수리 가 지정 대학·학과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수리 가·나 동시 반영 대학에 지원할 때는 수리 가에 가산점을 10% 이상 주는 대학에 지원해야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