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은 어릴적 내 놀이터 … 더 완벽하게 복원해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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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은 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가꾼 울산의 자랑거리입니다.”

 7일 울산시청 시장실. “되살아난 태화강 얘기를 듣기 위해 왔다”고 하자 박맹우(60·사진) 시장은 “태화강의 진화는 아직 끝이 아닌데…”라며 악수를 청했다.

 테이블에 놓인 녹차를 한 모금 마신 그는 “태화강은 생태적으로 더 가꿀 수 있는 자원이 많다”며 말문을 열었다.

 2002년 시장으로 처음 취임한 그는 모두 5815억원을 투자해 태화강을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바꾼 뚝심의 주인공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 ‘4대강 사업의 모델’이라고 꼽을 만큼 태화강을 국내 대표 도심 생태하천으로 되살려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산업폐수·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진동하던 이 강은 이제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아졌다. 다음은 일문 일답.

 -공업화로 오염되기 전 태화강은 어떤 모습이었나.

 “어릴 때 태화강에 주변에 살았다. 당시 태화강은 아이들의 큰 놀이터였다. 벌거벗고 물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고 하류에서 바지락을 주워 먹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아름다운 강이었다. 특히 때가 되면 으레 나타나는 연어와 은어, 황어떼의 모습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강변에 아무렇게나 누워있으면 물 냄새와 꽃, 풀향기까지 나는 그런 곳이었다.”

 -오염된 태화강을 되살린 과정은.

 “태화강을 살리는 과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나열해보면 심플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기존 오염을 제거해야 했다. 그리고 오수유입을 차단하고 강주변 환경을 정비하면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먼저 수십 년 쌓인 오염된 진흙을 걷어냈다. 10t 트럭 약 9만대 분량이었다. 곧바로 하수처리장을 지었다. 언양·방어진·용연·굴화 처리장 등이다. 4000㎞의 관을 깔면서 강 주변 환경을 정리한 뒤 태화강 대공원 등 친수공간을 만들었다.”

 -이 과정으로 태화강의 수질은 어느 정도 좋아졌나.

 “태화강 수질은 B·O·D기준 6등급의 죽음의 강에서 1등급으로 바뀌었다. 연어, 황어 등 어류 64종과 백로, 떼까마귀 등 조류 127종이 돌아오더라. 바지락, 수달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확 바뀌었다. 관광객과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까지 줄을 잇더라. 나도 놀랄 정도다.”

 -앞으로 태화강은 어떻게 더 가꿔나갈 계획인가.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 태화강 상류 쪽에 농소하수처리장을 짓고 하수관거를 더 정비할 계획이다. 태화강 상류 지천의 오수 유입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서다. 강변 정비도 더 해야 한다. 선바위 공원 과 철새공원을 조성하고 태화루를 복원할 예정이다. 자전거 산책로 100리 길도 태화강변을 따라 조성할 방침이다. 과거 울산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자랑거리, 놀이터였던 태화강 모습을 더 완벽하게 복원해내겠다.”

 2002년부터 울산시장으로 있는 박 시장은 울산 출신으로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1982년 공직에 입문했다. 경남도 조직진단 담당관과 경남 함안군수, 울산시 기획실장, 울산시 건설교통국장을 지낸 행정 전문가다. 경남고와 국민대, 경남대 행정대학원 석사를 거쳐 동의대에서 행정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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