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도시 만들기 대구시 비전 문제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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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박성태

대구시 북구 산격동 엑스코(EXCO) 앞에 위치한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3층에는 ‘마이스(MICE)관광진흥센터’가 있다. 엑스코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회의나 국제전시회에 참가하는 외국인을 위한 시설로 지난달 16일 문을 열었다.

행사 참가자는 이곳에서 대구의 관광·숙박·쇼핑정보를 얻을 수 있다. MICE는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는 공식행사차 엑스코를 방문하는 사람을 위한 시설”이라며 “외국인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시설은 예산 사정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구시의회가 나섰다. 조례를 만들어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명칭은 ‘대구시 글로벌 도시 촉진 조례’다.

대구시의회 경제교통위원인 박성태(49·달성군 제2선거구) 의원이 대표 발의해 4일 경제교통위를 통과했고, 13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박 의원은 “대구시의 국제화에 대한 의지와 비전에 문제가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인 그는 3선 시의원으로 시의회 지방분권추진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왜 ‘글로벌 도시’인가.

 “대구의 장기 발전 목표가 ‘글로벌 지식경제도시’다. 하지만 외국인에겐 불편한 도시다. 2년 전 외국인 투자기업의 프랑스인 직원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졌다. 대구에 부임했지만 집 구하기, 신용카드 발급, 휴대전화 등록 등을 문의할 곳이 없어 애를 먹었다고 하더라.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의미다. 글로벌 도시(국제도시) 만들기는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대구의 국제화 수준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렀고, 2013년 세계에너지협의회 총회를 유치하는 등 스포츠와 국제회의 분야는 훌륭하다. 하지만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문제다. 각종 지표도 그렇다. 해외 자매우호도시 수는 31곳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14위다. 경기도의 193곳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수 비율도 1.11%로 7개 특별·광역시 중 꼴찌다. 국제교류가 미흡하고 외국인을 위한 기반시설도 낙제점이다.”

 -어떤 시스템이 필요하나.

 “이는 조례안에 모두 담겨 있다. 국제교류 활성화와 외국인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도로의 안내표지 정비에서 시민의식 함양까지 모든 것을 담아야 한다. ‘글로벌센터’를 설치해 외국인의 대구 정착을 돕고 외국 도시와 교류도 확대해야 한다.”

 -시에 하고 싶은 말은.

 “의지를 가지고 국제도시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외국인이 투자하고 대구를 찾는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자문기구를 만들어 도시의 국제화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배영철 국제통상과장은 “해외 교류 확대와 외국인 편의시설 설치 등 종합적인 국제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국제) 도시=외국인이 많이 살거나 드나들고 무역·금융·관광 등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도시를 말한다. 외국인의 경제활동이나 생활·관광 등에 불편함이 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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