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연맹 회장 선거, 불공정 잡음으로 얼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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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뽑는 선거가 한 달여 남은 가운데 앞서 진행 중인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선거가 잡음으로 얼룩지고 있다. 여자연맹 회장은 여자축구의 행정을 총괄할 뿐만 아니라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도 참여하는 중요한 자리다.

 여자연맹 회장 선거는 오규상(57) 현 회장에게 문상모(53) 서울시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14일에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논란의 핵심은 선거 방식에 있다. 여자연맹에는 초·중·고 및 대학과 실업을 합쳐 70개 팀이 있다. 이 중 초·중·고팀 대표자 4명씩 총 12명, 대학팀 대표자 5명, WK-리그 팀 단장 7명 등 24명이 대의원 자격으로 회장 선거에 참여한다. 여자연맹 측은 WK-리그 단장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의원들을 선거 일주일쯤 전에 결정키로 했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우선 대의원을 선발하는 과정에 오 회장을 포함한 현 집행부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한 축구인은 “초·중·고 및 대학부의 경우 오 회장이 사실상 대의원을 직접 고른다는 소문이 있다. 전체 24표 중 절반이 훨씬 넘는 17명의 투표인단을 후보자가 선택할 수 있다면 선거는 하나 마나 아닌가”라고 말했다.

 선거일이 임박한 시점에 대의원이 결정돼 ‘야당’ 후보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문상모 후보 측은 “일주일의 선거운동만으로 대의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면서 “여자연맹의 대의원 선정 방식은 기존 회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자연맹 관계자는 “현 회장이 대의원 선정에 관여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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