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넘치니 장사 없네 … 오피스텔도 미분양 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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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불황에도 인기몰이를 톡톡히 했던 오피스텔 콧대가 크게 꺾였다. 분양가를 깎아주고 중도금 대출 이자를 업체가 대신 내주기도 한다. 준공 후 일정 기간 임대수익까지 보장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최근 2~3년간 공급이 급증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쌓인 때문이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는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에도 미분양이 나오는 데다 해가 바뀌기 전에 분양을 끝내려는 업체들이 ‘할인 분양’ 카드를 많이 꺼내 들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분양가 인하다. 미분양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할인 분양’이 오피스텔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 현대건설은 지난 9월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분양한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 가격을 최초 분양가(3.3㎡당 700만~800만원)보다 8% 정도 내린 3.3㎡당 650만~700만원에 팔고 있다. 현대건설 문재성 분양소장은 “아파트를 팔 때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방법이 분양가 인하였던 만큼 오피스텔에도 약발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대출이자 지원 등 간접적인 혜택으로 분양가 인하 효과를 내기도 한다. 대우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청계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의 중도금(분양가의 50%)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광교신도시 경동 해리피움도 중도금(50%)의 대출이자를 회사가 부담한다. 애경그룹은 경기도 분당신도시 정자동에 분양하는 AK 와이즈 플레이스에 계약금 정액제(500만원), 중도금(50%) 무이자 혜택을 적용한다. 두산건설이 충북 오송군에 분양하는 오송 두산위브센티움도 계약금 정액제(850만~2300만원), 중도금(60%) 무이자 혜택 등이 있다. 이들 단지는 계약금을 내면 준공까지 추가 자금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준공 후 일정 기간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단지도 있다. 파라다이스 글로벌 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안정리에 짓는 파라디아 100실(선착순) 계약자에게 입주 후 2년간 연 8% 수익을 보장한다. 대우건설이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분양 중인 천호역 한강 푸르지오 시티를 분양받으면 공실이 나더라도 회사에서 준공 후 2년간 월 75만~86만원의 임대료를 지급한다. 대우건설 이기남 분양소장은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가 가장 걱정하는 수익률에 대한 걱정을 해소하는 지원책”이라고 말했다.

 혜택이 넉넉해도 미분양 오피스텔을 분양받을 때는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이유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분양가가 싸졌어도 당초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거나 해당 지역에 공급이 몰려 수익성이 낮을 수 있다.

미분양은 대부분 저층이 많은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저층은 채광이나 통풍, 조망 등이 고층보다 불리해 세입자 선호도가 떨어진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대개 오피스텔 저층은 상업시설 위층이라 소음이나 번잡함 등으로 꺼리는 세입자가 많아 예상 투자 수익률을 따질 때 임대료를 기준층보다 월 5만원 정도 낮게 책정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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